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는 19일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은 편안하고 자연스런 임종으로 결코 존엄사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최근 일각에서 일고있는 존엄사법 입법 움직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생명윤리위는 이날 위원장인 장봉훈 주교 명의로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김 추기경의 죽음을 존엄사로 왜곡하고, 나아가 반생명문화의 표본인 안락사까지도 슬그머니 끼워넣는 식의 존엄사법 입법 추진 움직임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미국에서 적극적 안락사를 허용하는 존엄사법이 만들어져 시행되고 있는데 우리의 존엄사법 입법 움직임에 이런 안락사 허용 의도가 포함돼 있지않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생명윤리위는 "인간의 존엄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 자연적 죽음의 순간을 법률적 잣대로 규정하면 인간의 자연적 죽음이 크게 훼손되고, 따라서 인간의 존엄을 송두리째 빼앗길 위험이 언제나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생명윤리위는 "죽음은 결코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 자연적으로 다가오는 죽음으로부터 도망치려는 것은 올바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회의 박동균 신부는 "외국의 사례를 보면 안락사에 가까운 행위가 존엄사를 빙자해 "존엄사법"으로 제정되곤한다"면서 "일각에서 추진하는 입법 움직임에 경각심을 주고자 이런 담화문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