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가슴 아파 이리도 서글픈 눈물을 흘리는데…. 어째 목 놓아 불러도 대답이 없으십니까.” 지난 20일 새벽 서울 은평구 대조동 나이트클럽 화재 진압 도중 순직한 고 조기현·김규재 소방장과 변재우 소방사의 합동영결식이 엄수된 22일 오전 서울 은평초등학교 교정은 영결식 내내 빗물과 눈물이 뒤섞였다. 영결식에 참석한 유가족과 조문객들은 고인들과 함께 녹번119안전센터에서 근무했던 박영동 소방장이 추도사를 읽어 내려가자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박 소방장도 “소방정신이 채 꽃 피기도 전에 허망하게 가신 선배와 후배여, 아직도 우리 함께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다”며 “어서 깨어나라, 선배여, 후배여, 내 동료들이여”라고 외치다 동료를 잃은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고 변재우 소방사의 어머니 최매자(67)씨는 두 손을 모은 채 “아이고, 내 새끼야. 우리 재우 언제 만나나. 내 새끼 아까워서 어떡해”라며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고 김규재 소방장의 아내 문은실(40)씨는 남편의 영정 앞 구조복에 떨어지는 빗물을 닦아내며 남편의 훈장과 임명장을 부여잡고 한없이 울었다. 고 조기현 소방장의 누나 조현옥(52)씨도 “그동안 소방관인 두 동생과 함께 서로 의지하며 살았는데, 막내가 이렇게 떠나 불쌍해서 어떡하나” 하며 서럽게 울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분향 내내 끊이지 않는 유족들의 눈물에 이들을 거드는 동료들의 눈가에도 눈물이 흘러내렸다. 지난해 남편과 딸을 잃은 데 이어 아들마저 떠나 보낸 최씨는 영결식이 끝난 뒤에도 고인의 영정 앞을 떠나지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 주위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 장례위원장인 이상윤 은평소방서장은 영결사에서 “고귀한 그 이름 앞에 우리 1만여 서울 소방공무원들은 머리 숙여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며 “고인들의 희생과 봉사, 그 숭고한 뜻은 소방의 정신으로 고이 간직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유가족과 소방관 동료들을 비롯해 최성룡 소방방재청장, 최창식 서울시 행정2부시장,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 등 600여명이 참석해 마지막 길을 가는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고인들에 대해서는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으며, 유해는 성남시립 화장장에서 화장된 뒤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화재 원인과 소방관들의 사망경위 등을 수사 중인 서울 은평경찰서는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2차 합동감식을 벌이는 한편 나이트클럽 전·현 업주 등을 상대로 건물 내부구조 변경 과정상 불법성 여부 등을 조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