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읍 ‘하모리유적’이 화산 분출물로 덮인 국내 유일의 유적으로 확인돼 관심을 끌고 있다. 제주문화예술재단 문화재연구소가 2004년 시굴조사를 시작으로 2005.2006년 하모리유적에 대한 표본 발굴조사를 거쳐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지 전역에 송악산 화산폭발 때 형성된 1m두께 화산쇄설물이 분포해 있고, 그 아래에는 토기조각, 식물화석 등이 묻혀있다. 화산쇄설물은 미국 지오크론 연구실을 통해 방사성탄소연대를 측정한 결과 5200년 전 것이었는데, 이는 3000여년 전 것으로 추정됐던 토기의 제작연대 등을 명확히 규명해주고 있다. 또 패총에서 721개의 조개껍데기와 89마리의 어류 뼈, 식물 등이 발굴돼 학계에서는 당시 제주도 신석기인의 생활상, 그중에서도 특히 식생활을 연구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하모리유적엔 잎줄기, 나무등걸, 열매 등이 풍부하게 퇴적돼 있어 당시 식물상, 나아가 기후와 환경 등을 유추하는데 커다란 기여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조사가 이뤄진 층은 응회암층과 황갈색점토층이다. 여러개의 응회암 층리 중에 최하부층에서 다량의 식물화석이 출토되고 바로 아래의 황갈색점토층내에서 신석기 토기편이 출토됐다. 지표아래 약 200센티미터의 회청색화산쇄설성응회암층의 하부면과 황갈색점토층이며 유물은 황갈색점토층내에서 소량의 신석기시대 토기편이 출토됐으나 유구의 존재는 불확실하며 유물 또한 산발적으로 출토됐다. 유물이 출토되는 황갈색점토증 바로 상부에 퇴적된 두께 10센터미터의 회청색화산쇄설성응회암층에서는 다량의 식물화석이 서로 뒤엉킨 모습으로 출토됐다. 식물화석 가운데 육안으로 구분할 수 있는 종은 참나무과의 너도밤나무, 상수리나무열매 등의 낙엽교목과 면마과의 고사리류, 백합과의 맥문동 혹은 맥문아재비류가 출토됐다. 이상 유적에서 출토된 식물화석만을 종합해 보면 유적이 형성될 당시의 주변 식생은 참나무과의 낙엽교목이 넓게 자리하고 있으며 나무 아래에 면마과의 고사리류와 맥문아재비 등의 백합과 다년초과 서식하는 숲의 형태를 취하고 있었음을 유추해 볼수 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이번 유적은 1만 년 이래 점이적인 퇴적층이 형성되는 중간에 화산폭발에 의해 일시 중지됐다가 다시 퇴적을 이루는 독특한 층위 구조를 갖고 있어 고고학 연대를 설정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대 이청규 교수(문화인류학과)는 “송악산을 중심으로 하모리와 상모리, 사람 발자국이 발견된 사계리 등의 유적들을 총체적으로 발굴 조사할 경우 제주도 선사인의 당시 생활상은 물론 인류의 생활사를 연구하는 데도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발굴조사는 대정읍 하모~산이수동간 해안도로 확장공사 전에 문화재 매장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됐다. 지난해 초 지도위원회 결정을 거쳐 ‘복토 후 공사’가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