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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전통상례 특별 사진전 눈길

저명한 사진작가가 아닌 일반 개인의사진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전시되기란 매우 드문 일이다. 특히, 개인의 일상생활도 아니고, 관혼상제의 전통의식 중 특별히 장례 모습이 담긴 상례와 관련된 사진만 전시하는 것은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희귀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2010 충남 민속문화의 해’를 맞아 김언석 기증 ‘그 따뜻한 이별의 기억’ 충남상례 사진전을2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4일부터 일반인에게 공개한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상례사진은 1961년에 별세한 김흥태(金興泰, 1885 ~ 1961)의 상례를 기록한 사진으로, 태안을 기반하여 오랫동안 삶을 꾸려온 김언석 선생이 집안 곳곳에 흩어져 있던 상례사진을 모아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하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빛을 보게 되었다.

 


이번에 박물관에 기증한 김언석 선생은 현재 태안군에서 국립해양박물관 추진위원장을 맡아 해양문화재의 보고로 알려진 태안 마도 앞바다 유물 발견 이후 지속적으로 해양박물관 유치를 추진해 오고 있으며, 평소에도 문화재에 조예가 깊고 태안 지역발전을 위해서도 물심양면으로 봉사를 해 오고 있다.

상례문화 전반과 그 주변을 3부의 전시로 나눠담다

사진전은 크게 3부로 구성된다. 제 1부는 ‘사진의 주인공, 김흥태 이야기’로 상례사진의 주인공 김흥태의 생전 모습과 가족과 함께 했던 모습, 그리고 그의 삶에서 찾을 수 있는 멋과 풍류를 사진과 유물로 담아낸다.

제 2부는 ‘충남의 상례를 카메라에 담다’로 김흥태의 상례과정 전반을 잘 담고 있는 사진들과 당시의 상례 관련 기록들을 전시할 예정이다.

그리고 제 3부에서는 ‘상례 사진, 그 주변이야기’로 상례를 치루면서도 기념사진을 촬영해 놓은 것과 상례와 함께 당시 시대상을 잘 담고 있는 사진들을 전시한다.

1960년대 장례 모습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록한 사진들

전시되는 사진은 1960년대라는 이른 시기의 상례과정 전반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연하게 사진기록 형태로 남아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이른 시기의 상례 모습이 몇몇 장씩 또 낱장으로 떠도는 경우는 있지만 1961년에 이처럼 가묘조성에서부터 견전, 행상, 급묘, 반곡, 삼우제, 사십구재 등에 이르기까지의 상례 전체 과정이 시간 순으로 남겨놓은 사례는 아주 드물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1960년대의 상례문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전통상례가 변하기 이전 시점을 담아냈다.

 
장지로 잘 가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원하는 상제의 모습이다.

아울러 이번에 소개되는 사진은 1969년 가정의례준칙이 고시(告示)되기 이전 시점의 전통상례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사진이라는 점에서도 가치가 크다.

허례허식을 없애고 의례를 간소화시키고자 만들어진 가정의례준칙은 우리나라 전통 의례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왔는데, 특히 상례문화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상여 대신 영구차 또는 영구수레를 사용하게 했고, 노제(路祭)도 지내지 못하게 했는데, 이 상례사진에는 웅장한 상여 모습과 영여, 수백 개의 만장 등을 사용하고 노제도 지내는 등이 잘 담겨져 있다. 따라서 전통상례가 큰 변화를 갖기 이전 시점의 상례 모습을 온전히 담고 있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큰 사진들이다.

민간의 상례가 통째로 사진기록으로 남아있는 드문 사례

그동안 고종이나 순종의 장례와 같이 국가 차원의 국상(國喪)을 사진으로 기록한 예는 종종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진전에서 소개하는 사진들처럼 민간에서 치루는 장례 모습을 전체적으로 담아 놓고 있다는 점에서 아주 드문 사진 사례이다.

그동안 고종이나 순종의 장례와 같이 국가적 범위의 국상(國喪)을 담은 사진들은 종종 소개된 바 있으나 이번에 소개하는 사진들처럼 민간에서 이루어진 장례의 모습을 일괄로 기록한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진들을 통해 당시 민간에서 치러지던 장례의 실상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인 셈이다.

1961년 당시의 상례 비용은 얼마였을까

 
1961년 무렵 장례를 치루는 비용은 얼마나 되었을까? 상례사진의 주인공 김흥태의 장례식 비용은 정확히 189만 5천원이 소요되었다.

쌀 한 가마 가격이 1,800원이던 시절이니 엄청난 금액이다. 상여 및 영여 구입비용은 17만원이었고, 상두꾼 24명을 포함한 29명의 역군이 2만 9천을 받은 것으로 되어 있어 상여를 매던 상두꾼이 대가로 천 원씩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상례 사진과 함께 상례 당시의 부의록과 금전출납부, 전보문 등 사진을 뒷받침해주는 자료들도 함께 전시된다는 점에서 특히 사진의 가치를 더해준다.

이런 상례기록을 통해 태안 지역의 대표적인 유지였던 김흥태의 장례비용을 상세히 알 수 있고, 이를 통해 그 당시 부유층에서 장례비용도 얼마나 들었는가를 가늠할 수 있다.

아울러 상례용품을 비롯한 당시의 여러 가지 물가시세를 알게 해주는 자료의 공개이기도 해서 당시의 시대상을 파악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개인의 사진기록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는 기록으로 거듭
 
지관이 패철위에 활을 놓고 묏자리의 좌향을 보는 모습. 재혈 비용으로 쌀 한가마가 1,800원이던 당시에 지관에게 10만원 정도를 지불했다.

이번 전시는 그 사진기록을 찾아보기 힘든 1960년 상례사진과 그 상례 관련 기록들을 전시하여 인간 김흥태, 그를 보내는 가족, 태안지역의 상례문화, 당시의 물가를 비롯한 시대상, 그리고 잊혀졌던 1960년대의 우리 상례 모습 등을 다 함께 살필 수 있게 하고 있다.

무심코 던져두었던 상례사진과 관련 기록들이 기증과 전시를 통해 새롭게 가치가 조명되고, 또 이를 계기로 개인의 사진 기록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는 기록으로 거듭났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가 더욱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전통상례를 치르는 사진을 보면서 직접 경험한 60, 70대에게는 향수를, 어렴풋이 기억하는 40, 50대에게는 추억을, 30대 이하에게는 당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전시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일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야외로 나가기가 제한된다면 국립민속박물관을 찾아 쉽게 볼 수 없는 "그 따뜻한 이별의 기억" 사진전 속으로 들어가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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