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가족공원에 이색장례문화 눈길 끌 듯 인천에 있는 외국인 전용 묘지가 문화·관광 자원으로 활용된다. 인천시는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는 외국인 묘지를 부평의 인천가족공원(옛 부평공원묘지)으로 모아 체계적으로 관리하면서 문화·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인천 시내에 있는 외국인 전용 묘지는 3곳. 인천가족공원에 있는 화교 묘역에 2860기(基), 같은 곳에 있는 일본인 묘역에 51기, 연수구 청학동에 있는 외국인 묘역에 66기의 무덤이 있다. 이 중 6만㎡의 화교 묘역은 1985년에 만들어진 것이다. 1883년 인천항 개항 이후 우리나라에 들어와 살던 화교들의 집단 묘지로 당초 도화동 옛 인천대학교 자리에 있었다. 이 묘지는 1960년대 옛 선인재단의 선인학원 건설사업이 시작되면서 남동구 만수동으로 밀려났다가, 만수동에도 개발사업이 벌어지자 인천가족공원으로 두 번째 이장(移葬)을 한 것이다. 이곳에는 현재 인천에 사는 화교들뿐 아니라 서울 등지로 이사를 간 화교들도 자주 성묘를 온다고 한다. |
청학동 외국인 묘지는 1만20㎡ 넓이로, 원래 중구 북성동 등지에 흩어져 있던 묘들을 1965년에 옮겨와 만든 것이다. 인천항 개항 이후 1950년대까지 국내에서 활동했던 13개국의 외국인들 묘지로, 한때 꽤 유명했던 사람들의 묘지도 많다. 인천에서 무역상으로 활동하며 많은 이익을 챙긴 독일 무역회사 세창양행의 헤르만 행켈, 미국 타운센트 상회의 윌터 타운센트, 청나라 외교관 출신으로 세관에서 일했던 오례당(吳禮堂), 자유공원 아래 병원을 세우고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고쳐줘 "약대인(藥大人)"이라는 이름으로 칭송받았던 미국인 랜디스 박사 등이다. 청학동 묘역은 특히 각 나라의 묘지 양식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역사·학술적 가치가 적지 않은 곳이다. 또 조성된 지 4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나면서 소나무숲과 이끼 등으로 꽤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 묘역 중 일본인과 외국인 묘역은 관리가 안 되고 있다. 또 중국인 묘역은 인천시의 인천가족공원 내 생태 개천 조성사업에 따라 묘지 중 일부를 옮겨야 하는 데다 화교협회가 줄곧 중국인 전용 봉안당(납골당) 조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중국인 봉안당 지역을 만들면서 이와 함께 그 주변에 일본인·외국인 묘역을 옮겨와 새롭게 꾸미고 가꿔 그 전체를 특화한 문화·관광지대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인천시의 방침이다. 시는 내년부터 2016년까지로 계획돼 있는 인천가족공원 생태공원화 사업 2단계 기간에 이 일을 마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에 이들 묘지에 대한 학술적 고증과 새로운 조성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 작업을 할 예정이다. 이에 필요한 예산도 확보해 둔 상태다. 중국인 전용 봉안당은 2단계 기간에 만들 2만위(位) 규모의 봉안당 중 5000위를 따로 배정키로 했다. 인천시 노인정책과 최병윤 장묘문화팀장은 "거의 방치 상태로 있는 일본인과 외국인 묘역을 한곳으로 모아 잘 관리해 주면서 한국인과 장례문화가 다른 각 나라의 참배객들이 그 나라 방식으로 참배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줄 계획"이라며 "나라별로 다른 장례 문화를 문화 외교와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