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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기업 아름다운성묘

광양제철, 회사인근 무연고묘지 벌초

“친척이나 가족도 모르는 무연고 묘지는 저희가 아니면 돌볼 사람이 없습니다. 비록 안타깝게 죽은 사람들이지만 죽어서라도 넋이라도 편안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성묘를 시작했지요.”

포스코 광양제철소(소장 허남석)는 지난 16일 ‘나눔의 토요일’ 봉사활동의 하나로 기계설비부 봉사단원 75명 등 모두 120명이 나서 광영동 가야산 무연고 묘 194기를 말끔히 벌초하고 준비해 간 음식으로 ‘합동 성묘’를 했다.

가야산 무연고 묘는 사연이 깊다. 원래는 금호도에 있었던 묘지다. 1962년 섬진강 하구 주변 대부분이 범람할 정도로 대 홍수가 발생, 전북 남원과 구례, 경남 하동 등지에서 수많은 시체가 떠내려 와 당시 섬진강 하구에 있던 금호도 해안에 밀려들자 주민들이 주인 없는 시신을 정성스레 수습, 매장한 것이다. 이후 주민들은 명절이면 매년 벌초를 하고 정성스럽게 묘지를 돌봤다.

1982년 광양제철소가 들어서면서 묘지 뿐 아니라 섬 전체가 광양제철소 개발 부지로 편입됐다. 금호도 이주민들도 고향을 떠나면서 무연고 묘의 유골을 화장해서 버리지 않고 광영동 가야산 자락으로 이장했다.

광양제철소 기계 설비부 직원들이 무연고 묘지를 돌보기 시작한 것은 2003년. 금호도에서 광영동으로 이주한 주민들의 모임체인 금호회(회장 남기선·51)와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무연고 묘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 제철소직원들과 금호회 회원들은 함께 무연고 묘를 관리키로 했다. 지난해 9월 광양제철소와 금호회가 힘을 모아 무연고 묘역 1,000여평에 잔디를 다시 심고, 조경과 상석, 유래비 등을 설치했다. 무연고 묘역을 마치 공원처럼 꾸몄다. 어렵고 힘든 세월을 살다 죽어간 외로운 영령들이 편히 잠들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올해 성묘와 벌초 행사에는 봉사단원은 물론 옛 금호도 주민들까지 참석, 이들의 넋을 달래주었다. 비문에는 “이곳에 잠든 영령들의 역사를 후손들에게 알려 ‘나눔과 이웃사랑’ 실천을 바라는 마음으로 기록을 남긴다”고 적혀 있다.

광양제철소 기계설비부 박원조 봉사담당(38)은 “벌초와 성묘를 하고 나면 ‘효’를 실천하는 것 같아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남기선 회장도 “연고가 없는 묘이지만 조상을 기리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고 있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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