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이용한 악덕상술입니다" "까불면 재미 없다며 으름장만 놓습니다" 장례병원들의 막무가내 식 영업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병원에서 제공한 음식만 먹도록 하는 원칙을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시중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요구하거나 상한 음식을 제공하고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등의 갖가지 피해사례가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으로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장례병원들은 상주 측에서 마련하는 음식은 일절 반입할 수 없게 막고 있다. 자체 제공하는 음식만 사용할 것을 강요한다. 소비자들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 음식의 관리 상태도 허술해 변질 문제로 불평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장례식장 이용에 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이나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약관도 강제성이 없어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상인과 병원이 짜고 치는 고스톱 울산 울주군 이 모(여.35세)씨 어머니는 10년째 암투병을 하다 최근 돌아가셨다. 입원해 계셨던 병원에 장례식장을 마련하고 준비를 했다. 병원 내 외부음식이 들어올 수 없다는 규칙이 있어 모든 술, 과일, 수육, 떡 등의 음식을 병원에서 주문했다. 수육과 떡은 시중과 단가는 똑같았지만 양이 너무 적었고, 과일은 시중보다 비싼 값이었다. 일을 다 치루고 병원에 과일을 납품하는 가게에 물어보니 병원으로 들어가는 수수료가 5~10%가 붙어 상인들도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높게 받거나 양을 줄이는 것이 관례라고 털어놨다. 이 씨는 "상인과 장례병원이 짜고 이익만을 추구한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에 경황이 없는 틈을 타 이익만 챙기려드는 장례병원의 관례는 꼭 바뀌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상한음식 내놓고 "나몰라" 서울 강서구의 김 모(남.28세)씨는 지난주 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할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렀다. 발인식을 하기 위해 장례식장에 30만원을 내고 발인상을 차렸다. 발인식이 끝나 문상객들에게 음식을 내놓았는데 음식을 먹던 사람들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음식에서 냄새가 나고 상해 있던 것. 장례식장에 항의하니 "그 날 만든 음식인데 어떻게 상했다고 할 수 있나"며 나 몰라라 하는 식의 태도를 보였다. 김 씨는 "30만원이 아까운 것이 아니라 상한 음식으로 할아버지를 보냈다는 것이 너무 화가난다"며 울분을 토했다. ◆우리가 제공하는 것만 사용해 경기 고양시의 이 모(남. 41세)씨는 지난 8월 인근 장례병원에서 아버지의 장례를 치렀다. 그러나 병원측에서는 장례절차에 필요한 모든 물품은 병원에서 구입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발인식을 할 장소를 마련해 주지 않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황당한 이 씨가 식장을 임대했으면 발인식 장소까지 포함된 것이 아니냐고 언성을 높였지만 병원 측은 막무가내였다. 이 씨는 "당시 시간이 촉박하고 경황이 없던 터라 요구하는 대로 해 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 고쳐야 하는 관례"라며 목청을 높였다. (출처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