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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 국장행렬 파노라마식 사진첩 발굴

 
일제에 의해 일본 왕실 가문의 장례식으로 전락한 망국의 설움이 담긴 고종황제 국장(國葬) 과정이 구체적으로 담긴 사진첩이 일반에 공개된다. 한미사진미술관이 3월 7일∼6월 6일 여는 ‘대한제국 황실 사진전’에서다. 한미사진미술관이 일본인 개인 소장가에게서 입수해 공개하는 ‘이태왕국장의사진첩(李太王國葬儀寫眞帖)’은 1919년 1월 22일 승하한 고종의 3월 3일 국장 과정을 담고 있다. ‘이태왕’은 태황제(太皇帝)로 불리던 고종을 일제가 낮춰 부른 명칭.

당시 고종의 국장은 일본식 장례로 치러졌으며 조선 장례의식을 따른 행렬이 뒤를 따랐는데 이 사진첩은 일본식 장례 사진 28점을 먼저 실은 뒤 조선 장례 행렬 사진 10점을 부록으로 담았다. 이경민 사진아카이브연구소 대표는 “이는 전통적인 장례를 구식(전근대적), 일본식 장례를 신식(근대적)으로 본 당시 일제의 시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들은 발인이 시작된 덕수궁 대한문과 동대문운동장 인근 훈련원에 마련된 장례식장의 특정한 장소에서 국장 의식을 시간 순서에 따라 차례로 촬영했으며 사진을 번호로 구분한 뒤 해당 의식을 설명했다.

일본식 의장대와 군악대,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를 든 보병대, 일본식 장례 복식을 갖춘 행렬, 이 행렬과 고종의 대여(국상 때 쓰던 큰 상여)를 따르는 순종과 영친왕의 마차를 확인할 수 있다.

고종 국장 사진은 조선총독부 기관지였던 경성일보가 1919년 3월 발행한 ‘덕수궁국장화첩’, 서울대 박물관 소장 ‘이태왕전하장의사진첩’ 등을 통해 알려져 있으나 이번에 공개된 사진첩은 당시 상황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최순권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은 “국가적 의식의 과정을 자세하게 적은 의궤의 반차도(국가 의식에 문무백관이 늘어서는 차례와 행사 장면을 그린 그림)를 연상하게 한다”고 말했다. 고종 국장은 그림 없이 글로만 기록돼 있다.

이번 전시에는 순종의 친경식(왕이 밭을 직접 갈고 농사를 권장하는 의식), 고종과 순종의 어진, 영친왕과 이우(의친왕의 아들)의 초상 등 50여 점을 선보인다. 관람료 5000원, 관람시간 평일 오전 10시∼오후 7시, 주말 및 공휴일 오전 11시∼오후 6시 반. 02-418-1315
 
▶일제에 의해 격하된 고종황제 장례
▶초라한 시신 안치 레일로 운구 이송
▶3ㆍ1운동의 기폭제가 된 고종황제의 장례식이 일제에 의해 격하된 채 진행됐음을 보여주는 사진이 26일 공개됐다. 사진 연구가 정성길(68) 계명대 동산의료원 명예박물관장은 1919년 3월 3일 진행된 국장을 담은 소장 사진 20여점 중 일부를 공개했다.

첫번째 사진은 1919년 1월 22일 덕수궁 함녕전에서 갑작스레 승하한 고종황제의 시신을 외부에 안치한 모습을 담고 있다. 짚으로 만든 가건물 형태로 황제의 시신을 모셨으며 황룡기 등 임금을 상징하는 표시가 전혀 없이 초라하다.

두 번째 사진은 안치된 시신을 장지로 옮겨가는 과정 중 대한문을 넘어서기 직전의 장면이다. 보통은 상여꾼이 운구를 매고 이동하지만 특이하게도 바닥에 레일을 깔아 관을 운반하고 있다. 정 명예관장은 “마치 수하물을 옮겨가듯 관을 운반하는 모습은 황제의 장례를 격하시키려는 일제의 의도가 보이는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운구는 대한문을 떠나 장례행렬을 이루며 종로와 청량리를 지나 금곡 홍릉에 이르게 된다.

세 번째 사진은 상주로서 대지팡이를 짚고 장례식을 지켜보는 순종(가운데)이 주변 인물의 부축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맨 왼쪽에 군복을 입은 일본 군인의 모습이 보여 당시 국장이 일제의 감시 하에 진행됐음을 보여준다. 공개된 사진 중에는 일본전통 제례 복장을 갖춘 인물들이 행렬을 이끄는 모습이 있어 당시 장례가 전통적인 조선 왕조의 의례가 아니라 일본에 의해 왜곡된 형태로 치러졌음을 보여준다.

고종황제의 장례 기간인 3월 1일에 민족 대표 33인이 서명한 독립선언서가 선포됐고 이어 3일 진행된 국장을 기점으로 독립만세 운동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정 명예관장은 “사료적 의미 때문에 지속적으로 근현대 사진을 모아왔고 이를 통해 우리 민족이 겪었던 참사를 알고 역사의 오류도 바로잡을 수 있길 바란다”며 사진 공개의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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