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을 위한 표준장례예식서> 출간을 기념하는 세미나 ‘한국인의 자살문제! 어떻게 볼 것인가’가 5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개최됐다. 동서생사의례문화연구소(대표 박철호 목사)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는 한국인의 민족적 기질과 특성에 따른 자살사고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인의 자살! 근본적인 해결방안은?’을 주제로 발제한 박철호 목사는 자살자들의 심리적 특징으로 △참을 수 없는 심리적 고통 △협소하고 경직된 사고 △이중적인 태도와 어정쩡한 행동 △정신질환 △취약성 △대인관계 문제 △상실감 등을 들었다. 박 목사는 그러면서 “자살은 생명의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잘못된 믿음 때문에 일어나는 데도 기독교 내에서 이를 왜곡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목사는 이어 자살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들을 소개하면서 이러한 견해들이 한국인의 정서에는 맞지 않는 것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으로 ‘자살할 생각을 가진 사람이 관대해지거나 자신의 소유물을 나눠주는 것은 자살 회복의 징후’라거나 ‘자살한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사람은 자살하지 않는다’는 견해에 대해 박 목사는 “우리나라에서는 맞지 않는 말”이라고 말했다. 한국인은 이중적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은 반드시 자살에 대한 생각을 숨기게 돼 있다는 것이다. 또 한국에서는 자살에 대한 토론이나 보도가 늘어나면 자살시도나 자살자가 늘어난다고도 했다. 박 목사는 자살사고 해결방안에 대해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이해하고 △자살방지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며 △삶에 대한 정체성과 보편적인 가치관을 정립하고 △유명 자살자에 대해 지나친 선정기사를 자제해야 한다 등을 들었다. 특히 한국인의 특성에 기초한 해결방안으로는 자살사고를 지나치게 이론적이나 의학적·과학적으로 보지 말아야 하며, 영적 지도자들이 1차적인 자살예방센터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독교 고유의 공동체가 회복되고 성도들을 진정한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안재환, 최진실 등 유명 연예인들의 자살 이후에도 투자자문사 새빛에셋 최성국 회장과 김영철 전 국무총리실 사무차장 등 유력 인사들과 장채원, 김지후 등 트랜스젠더 연예인들의 자살에 이어 5인조그룹 엠스트리트 멤버 이서현(본명 이종현·30) 씨까지 자살하는 등 ‘베르테르 효과’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특히 1일 발견된 이서현 씨도 유서에서 “하느님 곁으로 간다”고 밝혀 신앙인임을 짐작케 했다. 연이은 기독 연예인들의 자살로 교계에서도 그동안 금기시됐던 자살에 대한 언급과 관심이 많아진 가운데 자살을 단순한 ‘정죄’의 차원이 아닌 ‘사회적 질병’이나 ‘불가피한 사고’의 측면에서 바라보려는 움직임도 늘어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