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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장례문화 연수기(2)

그들의 생활현장에서 - 발행인 김동원

 
☞제3일

▶드디어 대만이다. 오후 3시 30분에 도착하여 먼저 용산사를 들렀다. 대만에서 가장 큰 사찰이라 한다. 무엇보다 경내에 가까워 올 때부터 향을 피운 냄새가 진동한다. 사찰마당에 가득한 사람들은 손에 손에 향을 들고 정면을 향하고 정성을 다하여 소원을 빌고 있다. 남녀노소가 구분이 없다. 노인도 핫팬티 차림의 처녀도 진지하다.

북적대는 관광객들도 그들에게는 안중에 없다. 대만인들의 종교체계가 어떤지는 잘 모르겠으나 하여튼 이런 사찰을 찾아와 향을 들고 소원을 빌고 합장하는 것이 그들의 주요한 종교행위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대만의 야시장은 우리들의 풍경과 다를 바 없다. 상인들은 상품들을 상점 또는 길가에 진열해 놓고 밤을 밝히고 있다.

 
음식 냄새가 진동하며 여기도 분주한 삶의 모습들이다. 다른 나라에서 온 나는 횡단보도 앞에 솟은 돌기둥에 앉아 한참을 거리구경을 한다. 이 순간 우습게도 그들이 이방인인지 내가 이방인인지 분간을 못하겠다. 그들과 친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원수도 아니다. 시공을 뛰어 넘어 다만 삶과 죽음을 공통적으로 짊어진 동질성의 인간이란 점만 엄연한 사실이다. 내가 이 엄청난 진실을 체험했으니 나도 본전은 하는 셈인가 ?

저녁메뉴는 제목이 몽골리안 바베큐라 하는데, 뭐가 뭔지 허기를 해결하려 먹기는 하는데 도대체 별다른 맛을 모르겠다. 마지막 날 중식도 이름은 무슨 샤브샤브라고 하는데 음식점종업원이 가이드가 해설해 주는데로 만들어 배식을 해주는 것을 보니 내 눈에는 우리나라 잡죽에 지나지 않는다. "해설과 도우미를 곁들인 잡탕죽" 그 쯤 해 두자.
 
- 길고긴 향을 이런 모양으로 만들어 오래 타도록 했다.
 
 
☞제4일

▶이날은 우리 일행들이 대만의 관계자들로부터 상당히 좋은 대우를 받은 날이다. 대만의 대표적인 장사시설인 "제2빈의관" 입구에서부터 관계자들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안내에 따라 관리사무실에 모여 상견례 겸 인사의 말을 나누었다.

이어서 고별식장과 화장장을 견학 하고 곧바로 협회 허정치 부이사장이 동행한 가운데 북해복좌와 18층 납골당인 "용엄인본"을 상세히 견학했다. 멀리서도 바라다 보이는 웅장한 건물과 그에 못지않게 내부 곳곳에 정성을 기울인 시설 배치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케 하는 것이 있다. 특히 북해복좌에서의 레이저 법회란 것을 우리들을 위해 시연해 주었는데 과연 생애 처음 보는 레이저법회였다.

그들의 전통적인 신앙심을 오늘의 과학기술을 활용하여 되살리고 북돋우는 효과가 있다고 느꼈다. 기술과 마음의 만남, 이후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까..... 나는 희망보다 오히려 인간의 신앙심 내지 고매한 정신현상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잠시 어두운 심정이 되었다.

전체적으로 납골시설은 훌륭했다. 단순한 안치시설이라기 보다 유족의 마음에 호소하려는 노력이 진지하게 엿보였다. 심지어 어느 한쪽에 우주의 그림이 있기에 무엇인가 했는데 안치실을 우주선 내부처럼 둥그렇게 곡선을 살려 분위기를 만드는 동시에 맨 위쪽 안치단 내부도 아래에서 쉽게 올려다 볼 수 있게 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쯤 되면 ‘아이디어 만세’라고 해야 되겠다.
 
- 소원을 비는 모습들이 진지하다
금보산 납골시설도 빼놓을 수 없는 장관이었다. 불교식과 기독교식이 각각 출입구가 달랐고 각각의 내부는 각자가 가진 종교에 맞는 제례를 드릴 수 있게 품위를 갖추고 있었다. 이어서 묘역 경내를 버스에 탄 채 둘러보는데 넓은 경내 모두가 ‘자연 미술관’답게 곳곳에 조경과 조각품을 적절히 배치하여 아름답고 정결한 품위를 유지하고 있는 훌륭한 시설이었다. 이만하면 세계 어느 곳과도 경쟁할 수 있는 훌륭한 묘역임을 확인하는 시간들이었다.

대만은 아직도 전통추모정신이 살아 있는 것 같고 그 니드에 부응하려는 피나는 노력이 업계에 엿보인다. 우리들은 다른 나라의 장묘현실을 제대로 보고 그 연장 선상에서 우리의 장묘문화를 내다 볼 수 있어야 하겠고 배울 가치가 있는 것은 서슴없이 배워 우리 것을 발전시켜야 하겠다. 그리고 세계 여러 나라와의 교류도 더 활발히 전개하는 한가운데에 우리가 서 있어야 하겠다.

 
▲ 타이페이의 야시장 입구 풍경 
☞제5일

▶드디어 마지막 날이다. 대만이 세계에 자랑한다는 국립고궁박물관 견학이다. 쉴새없이 드나드는 관광객들과 현지인이 뒤섞여 혼란스러운 가운데 광대한 전시물의 극히 일부분만 관람할 수밖에 없었다. 어두컴컴한 조명 속에서 희귀한 문화유산을 바라보면서 문화대국의 자부심을 느꼈다.

중식 후 식당 아래층 전통찻집에서 견본으로 제공하는 차를 들면서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갈 때와는 달리 한가로운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공항 절차를 밟았다. 어느 순간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창밖을 내다보니 석양이 아름답게 물들고 있었다. 지는 해는 지더라도 반드시 또 다시 떠오른다. 소망은 인간의 영원한 모티브다. 우리 일행들이 부디 만수무강하시고 사업 번창하시고 가내 두루 평안 하시기를 빌어 마지 않는 심정이다.

4박 5일 동안 쉴새없이 달려온 여정에 일행들이 정도 들 만큼 들었다. 귀국하면 각자 일터로 헤어진다. 그러나 다시 만나 우리 장례문화 발전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함께 기울일 것을 다짐하면서 일정 내내 이해하고 협조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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