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초 신축 장례식장 음식 접대·밤샘 문상 등 허용 방침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암 투병 중이던 유명인사가 최근 사망하자, 유족들은 곧바로 장례식장을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으로 잡았다. “조문객들이 밤새도록 방문하는 데다, 이들에게 음식 대접도 해야 하기 때문에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은 좋지 않다”고 유족들이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 1996년부터 장례식장에 술, 담배, 도박, 밤샘, 음식을 없애겠다며 장례문화 ‘5불(不)정책’을 주창, 이를 실천에 옮겼던 신촌 세브란스병원이 내년 초 장례식장 신축과 함께 장례식장 운영 방침을 바꿀 것으로 알려졌다. 신축될 장례식장에서는 음식 접대와 밤샘 문상 등은 허용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신촌 세브란스병원은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VIP용 분향소 3개를 포함해 모두 20여개의 방이 있는 새 장례식장 건물을 짓고 있는데, 이를 계기로 한국식 문상 문화를 다시 도입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유는 돈과 병원 이미지 때문이다. 음식 대접은커녕 술도 마실 수 없고, ‘고스톱’도 못하고, 조문도 밤 12시까지만 할 수 있게 엄격히 통제해 병원 수익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병원업계에서는 “장례식장과 건강검진센터 아니면 대형병원에 돈 벌 곳이 없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은 한때 한 달 최대 300여건의 장례를 유치했지만 최근에는 100건대로 줄어들었다. 기존 영안실 14실 중 하루에 4, 5실만 차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세브란스병원의 한 관계자는 “장례식장 운영을 엄격하게 하면서 새로운 장례문화를 만들었다는 찬사도 받았지만, 유족들이나 조문객들로부터 ‘예의가 아니다’는 항의도 적잖게 받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