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신비로운 현상, '부패하지 않는 시신'

2016.04.12 14:56:43

동양과 서양의 종교 문화 사이에는 유사한 현상이 무척 많은데, 어떤 현상들은 놀라울 정도로 똑같아서 그야말로 판박이 같을 정도다. 이런 현상의 예시로는 시신이 부패하지 않는 것이나 곡기를 끊는 것, 밝은 대낮에 승천해 신선이 되는 것, 사람의 몸에서 기이한 향기가 나는 것 등이 있다. 미국 출판사 탄(TAN)은 1977년 천주교 신자 존 캐롤 크루즈(Joan Carroll Cruz)의 책 ‘부패하지 않는 시신(The Incorruptibles·국내 미발간)’을 발간했다. 이 책은 1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수도사와 수녀 102명의 생애와 사망 후 시신이 부패하지 않는 현상에 대해 자세히 기록했다.

미라와 부패하지 않는 시신의 차이

이 책에 따르면 시신이 장기간 보존되는 것과 부패하지 않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 전자는 다시 ‘인위적 보존’과 ‘우연적 보존’으로 나뉘는데 모두 미라(mummy)로 불린다. 우선 인위적 보존은 오래전부터 인류역사에 존재해 왔다. 사체에 대한 인위적인 방부처리는 고대 이집트, 남미 잉카 제국에서 성행했다. 종교 제사장들은 먼저 뇌 등 사체의 썩기 쉬운 부분을 적출한 뒤 시신의 수분을 제거하고 술·수지·송진과 각종 기름·향료를 이용해 시신을 다양한 순서로 처리한 후 마지막에 아마포로 둘러쌌다. 건조한 기후의 이집트나 남미 안데스 산맥에서는 이러한 방부처리를 하면 시신이 수천 년 간 보존될 수 있다. 현대 인류 역시 이런 기술을 이어받아 의학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 장기 연구 등을 위해 해부한 인체 기관을 알코올·글리세린·포름알데히드 등으로 처리해 보존하는 방법을 발명했다. 이런 처리를 거친 시신은 상온에서 장기간 보존될 수 있다.

우연적 보존은 추위·건조·화학물질 등 우연한 자연발생적 요소로 시신이 오래 보존되는 현상이다. 추위로 인한 경우는 1만 년 전 시베리아 매머드, 수천 년 전 석기시대 시신, 히말라야에서 사망한 탐험가 등이다. 사막의 고온 건조한 기후도 시신이 보존되기 가장 적합한 환경이다. 시신 내부의 수분이 빠르게 증발해 부패 과정이 억제된다. 극도로 춥고 건조한 기후 역시 시신이 썩지 않게 한다. 그러나 이런 시신은 다른 환경으로 옮겨지면 급속도로 부패한다. 식물이 썩으며 형성된 이탄습지에 빠진 시신 역시 타닌 등 성분의 작용으로 장기간 보존된다. 일부 방사성 원소 역시 제한적이지만 방부제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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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하지 않는 시신의 신비

그러나 시신이 부패하지 않는 현상은 위의 사례와는 완전히 다르다. 이는 초자연적 현상으로 방부처리가 가해지지 않았으며 시신이 매장된 지역의 기후조건과도 무관하다. 사망 후 매장까지 긴 시간이 흐른 경우도 있었고, 묘지의 습도가 무척 높았거나 매장 장소가 여러 차례 바뀐 경우도 있었다. 부패한 다른 시신과 가까이 놓여 있었으나 멀쩡한 상태였으며, 대부분 피부가 부드러웠고 짧은 기간이나마 산 사람 같은 외양을 유지하기도 했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미라나 인위적인 방부처리를 거친 시신은 모두 변색되고 무척 딱딱하며, 보존 시간이 길어지면 피골이 맞닿을 정도로 말라붙게 된다. 더욱 신기한 것은 수도사의 시신 중에는 투명한 유지를 분비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점이다. 일부 시신은 사후 몇 년 후에도 향기가 감돌았으며 상처를 입으면 피를 흘리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인위적·자연적으로 보존된 시신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일부 사람들은 시신이 부패하지 않는 현상에 대해 ‘밀폐된 공기와 땅속의 나트륨 등 광물질 성분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주장을 편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볼 때, 아무리 공기가 밀폐되고 나트륨 함량이 높다고 하더라도 방부처리를 하지 않은 시신이 수백 년에서 수천 년에 걸쳐 생전 모습에 가까운 외양을 유지하는 현상은 설명되지 않는다. ‘부패하지 않는 시신’은 저자 크루즈가 수년간 축적한 다량의 증거를 수록하고 있다. 그는 사실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시신을 보존하고 있는 유럽의 교회 여러 곳과 접촉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책에 기록했다. 시신의 분비물 현상 역시 비교적 근대에 보존된 시신을 중심으로 과학 실험을 통해 검증됐다. 성인(聖人)들의 부패하지 않는 시신을 재발굴하는 과정에 권위 있는 의사들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한편 동양의 수도자들, 고승과 비구니 중에도 시신이 부패하지 않는 경우를 다수 찾아볼 수 있다. 비록 현재의 실증과학으로는 이러한 현상들을 설명하기 어렵지만, 이런 현상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우주와 생명, 정신 의식 그리고 사람과 삶의 궁극적인 의의를 탐색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현재의 실증과학과는 다른 길이 없을까’하고 사고방식을 바꾸어 보도록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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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에서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득도한 고승들은 입적한 이후 시신이 부패하지 않는데, 이를 두고 속칭 ‘육신보살’이라고 하며 중국의 수많은 명산대천에서는 이러한 육신보살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은 당나라 혜능(慧能)대사로, 이미 천 년 동안이나 부패하지 않았다. 구화산에도 시신이 부패하지 않는 진신(真身)이 다섯 구 보존돼 있다. 시신이 부패하지 않는 현상은 현대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시신이 부패하지 않는 경우 다수는 득도한 고승들이다. 수행자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남기는 기적들은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생각에 잠기게 만들기 충분하다.

최초의 육신보살 혜능대사
당나라 혜능대사(638~713)는 중국 역사상 최초로 나타난 육신보살로 지금도 광둥성 샤오관의 남화사(南華寺)에 모셔져 있다. 광둥성의 덥고 습한 기후에도 사후 1300년 동안 시신이 썩거나 말라비틀어지지 않고 여전히 편안한 표정이 마치 살아있는 듯하다. 과학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불법(佛法)의 불가사의함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1960년대 문화대혁명 당시 홍위병들은 미신을 깨부순다는 명목으로 전통신앙을 파괴했는데 혜능대사의 시신이 인위적으로 조작된 것임을 증명하기 위해 대사의 가슴 한가운데 못을 박아 작은 구멍을 냈다. 그러나 대사의 몸 안에 장기들이 모두 완벽한 상태로 있는 것을 본 홍위병들은 모두 놀란 나머지 땅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렸다. 혜능대사는 속가 성씨는 루(盧)였으며 본적은 판양(範陽·베이징 남서부)이다. 당 현종 선천(先天) 2년(서기 713년) 고향 신싱현의 국은사(國恩寺)에서 향년 76세로 입적했다.

‘시신이 부패하지 않는 현상’은 이미 현대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인체의 신비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수련자들에게 있어서 이는 무척 당연한 현상이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수많은 고승, 수녀 그리고 신부들이 수련을 통해 시신이 부패하지 않는 경지에 이르렀던 바 있다. 천주교에서는 ‘부패하지 않는 시신’을 ‘산 사람과 마찬가지로 부드럽고 탄성이 있으며, 부패하지 않는’ 상태로 정의하고 있다. 성녀 베르나데트는 사망한 지 126년이 됐으나 시신이 부패하지 않았는데, 건조로 인해 만들어진 미라 상태가 아니었고, ‘비누화(saponification)’ 현상으로 탱탱하고 부드러운 상태가 된 것도 아니었다. 시신이 부패하지 않는 현상 외에도 많은 티베트 라마들은 임종할 때 공개적인 장소에서 ‘홍화(虹化)’되는 장면을 드러낸다. 활불(活佛)의 신체에서 오색빛이 발산하며 점점 작아져 사라지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들로 하여금 생명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며, 세속의 번잡함을 잊고 불법(佛法)에 대한 경외심을 갖게 한다. 이러한 사례는 세계 곳곳에서 보고되고 있는데 역시 현대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다.




김동원 기자 info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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