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2014년, 자살실태 조사 보고서

2014.05.15 15:15:32

국내 자살로 인한 사망 중 자살시도자의 사망률이 일반인보다 약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에서 2011년까지 전국 16개 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자살시도자 8,848명을 분석한 결과 전체 자살시도자 가운데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236명으로 전체의 2.7%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간 10만명당 약 700명). 이러한 수치는 일반인구의 자살사망률(2012년 10만명당 28.1명)에 비해 약 25배 높은 것으로 이번 조사를 통해 자살시도자의 자살위험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복지부, 2013년 자살실태조사 결과


자살로 사망한 사람의 특징을 보면 60대의 경우 10대 자살시도자에 비해 자살위험도가 3.6배 높았고, 70대는 3.0배로 60대 이후 자살위험도가 급격히 증가했다. 남성의 경우 여성에 비해 자살위험도가 1.9배 높았고, 남성 자살사망자의 절반이 자살시도 7달 이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나 남성이 자살시도 후 조기에 재시도하여 사망하는 비율이 높았다. 자살시도자의 자살시도 이유로는 우울감 등 정신과적 증상이 37.9%, 대인관계로 인한 스트레스 31.2%, 경제적 문제 10.1%, 신체질병 5.7% 등으로 나타났다. 자살시도자는 고령으로 갈수록 신체질환을 갖고 있는 비율이 증가하며, 특히 50대를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는데 70세 이상은 73.2%가 신체질환을 동반하고 있었다. 자살시도자의 44%가 음주상태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남성은 50%, 여성은 40%가 음주상태인 것으로 나타나 자살시도와 음주의 높은 관련성이 드러났다.


자살사망자의 자살수단은 50%가 목맴, 17%가 추락으로 나타났으며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도 높은 수치를 보였다. 또한 고령일수록 농약 음독으로 인한 자살 기도 비율이 증가해 70대에서는 34.0%에 이르렀고, 번개탄 등 가스 중독으로 인한 자살시도는 30∼40대에서 11.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자살자의 사망 1년 전 의료 행태를 보았을 때 남성은 정신과적 질환과 상해, 여성은 정신과적 질환과 소화기계 질환, 상해의 증가가 두드러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남성의 경우, 정신과적 질환으로 인한 의료이용의 증가율이 50%로 모든 진료과를 통틀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고, 여성은 정신과적 질환(52%)과 소화기계 질환(47%)의 의료 이용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가상 자살 사례



보건복지부가 1일 발표한 ‘2013년 자살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재구성한 연령대별 가상 자살 사례들이다. 이번 조사에서 복지부는 자살 사망자 72명의 유서를 분석하고 유족을 면담하는 등 ‘심리적 부검’을 실시, 자살 사망자의 유형별 특징과 위험요인, 징후를 분석했다.  연령이 낮을수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다수에게 간접적 자살 암시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20대 이하 자살 사망자는 보험 해지, 하드 포맷, 휴대폰 사진 지우기 등 신변정리에 들어갔다. 사후세계에 관심을 갖거나 인터넷으로 연예인 자살 방식을 검색하기도 했다. 카카오톡 등 SNS의 문구나 사진을 갑자기 바꾸는 패턴도 나타났다. 30~40대 자살 사망자는 평소 왕래가 없던 친지·가족에게 갑자기 안부 전화를 한다거나 근황을 물었다.


주변인들에게 그동안 과오에 대해 잘못을 빌고 매일 술을 마시거나 “사는 게 무의미하다”는 식의 직접적인 자살 의사를 표현했다. 자살 임박 시점엔 가족 간 다툼이 심해지고 수면장애 등도 보였다.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10~20대는 외부의 문제(왕따·실직 등)를 가정으로 끌고 들어오는 반면 50~70대는 질병 등 개인적 상황이 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20대 이하인 경우 가정에서 사소한 단서를 놓쳐선 안 되며, 50대 이상은 사회적 시스템을 통해 자살을 방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살시도자 자살예방 사례


1997년 부인과 이혼 후 외로움에 시달리던 김모(59)씨는 알콜중독과 우울증을 앓았다. 택시운전일을 마치고 퇴근해 집에 돌아와도 그의 말을 들어주는 것은 강아지 한마리뿐이었다. 김씨는 최근 우울증과 알콜중독을 치료하려고 한달간 병원치료를 받았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다시 술병을 들었다. 식사도 거른 채 일주일 동안 술만 마셨다. 외로움에 힘들어 하던 김씨는 1일 밤 9시30분쯤 자살예방센터에 전화를 걸어 "목숨을 끊겠다"고 했다.


자살예방센터 상담원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 김씨는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경찰은 문을 두드리며 김씨를 설득했다. "왜 삶을 포기하려 하느냐"며 김씨가 자살을 행동에 옮기지 못하도록 대화를 유도했다.

이웃도 경찰의 설득을 도왔다. 아랫집 이웃은 강아지 소리가 들리자 "당신이 죽으면 저 강아지는 어떻게 하냐"며 김씨를 달랬다. 20여분에 걸친 설득 끝에 김씨가 마침내 문을 열었다. 경찰과 강서경찰서 까치산지구대로 동행한 김씨는 "외로웠다"고 했다.


그는 "이혼 뒤 집에 오면 대화할 사람이 없어서 너무 외로웠다"며 "그렇게 살다보니 술을 입에 대기 시작했다. 전에도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자살 시도 전력이 있다는 김씨의 말을 들은 경찰은 자살예방센터 상담원과 함께 김씨를 설득해 긴급입원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 유관기관에서 자살 시도 전력이 있는 사람에 대해 경찰에 알려주면 좋겠다"며 "이런 시스템을 통해 경찰에서 미리 파악하고 평소 방문·관리를 통해 불행한 일을 방지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 독거노인 고독사·자살 등 예방 사업 시행 


보건복지부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농촌고령자 공동시설지원 시범사업’과 ‘독거노인 친구만들기 시범사업’ 등을 시행하겠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부산 지역에서 숨진 지 5년 만에 발견된 60세노인 등 독거노인 고독사가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국가 차원에서 이를 예방하기 위해 범부처가 함께 나선 사업이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56개 시·구의 60개 기관을 선정, 총 30억원을 투입해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독거노인을 발굴해서 최소한 믿을 수 있는 1명의 친구를 만들어 외로움에 의한 고독사 및 자살을 예방할 계획이다. 또한 사회관계가 취약한 독거노인을 특성별로 분류해 그룹별로 심리치료·건강·여가프로그램 등을 받고 자원봉사 활동 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농식품부 역시 이번 사업을 위해 전국 44개 시․군에 공동생활 홈 26개소, 공동급식시설 20개소, 작은 목욕탕 16개소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농식품부는 공동이용시설 공사가 완료되면 노인 등 취약계층에게도 다양한 복지, 의료, 문화 혜택이 주어지고 삶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범부처 독거노인 고독사·자살 방지 사업에 복지부 관계자는 “독거노인들이 친구를 만들어 함께 어울려 살며 이를 통해 삶에 대한 의욕을 높이고, 이로 인해 고독사·자살률도 감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앙자살예방센터 ‘보고듣고말하기’ 교육, 자살예방 효과 높아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 실시하고 있는 게이트키퍼양성 교육인 ‘보고듣고말하기’의 효과성을 조사해본 결과, 교육 후 자살예방 지식이 상승하고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을 접한 게이트키퍼 중 68%가 게이트키퍼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형 표준자살예방교육프로그램인 ‘보고듣고말하기’는 우리 사회의 높은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지원으로 중앙자살예방센터·한국자살예방협회에서 개발한 자살예방 교육프로그램으로 2013년부터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 전국을 대상으로 보급하고 있다.


‘보고듣고말하기’는 자살을 암시하는 언어, 행동, 상황적 신호를 보는 보기단계, 실제 자살 생각을 묻고 죽음의 이유와 삶의 이유를 적극적으로 돕는 듣기단계, 안전점검목록을 확인하고 전문가에게 도움을 의뢰하는 말하기 단계로 구성되어 있어, 주변에서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을 발견하고,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할 수 있는 게이트키퍼를 양성하는 자살예방 교육 프로그램이다. 2013년부터 3월부터 12월까지 전국민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여 약 35,000명의 게이트키퍼를 양성했는데, 양성된 게이트키퍼를 대상으로 자살예방에 대한 지식 인지도를 사전·사후 설문 조사한 결과 교육 전에는 61.6%의 인지도가 나타났으나, 교육 후에는 68.7%로 7.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교육을 이수한 지 1~7개월이 지난 게이트키퍼 중 지역/연령별 교육 이수자 수에 비례한 유의할당 추출로 선정한 800명에게 자살예방 관련 지식 인지도와 게이트키퍼 활동현황을 전화 조사한 결과, 약 88%가 자살예방에 대한 지식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을 접한 게이트키퍼 중 약 68%가 자살예방 전문기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였거나 연계를 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우리사회는 2012년 자살사망자가 14,160명에 달하고, OECD 가입국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위의 조사결과를 살펴볼 때,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들을 조기 발견하고, 개입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게이트키퍼를 양성하는 ‘보고듣고말하기’ 교육이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었으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교육이 확산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자살예방센터에서는 2013년에 이어서 2014년에도 지속적으로 ‘보고듣고말하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교육은 중앙자살예방센터 홈페이지(www.spckorea.or.kr)에서 신청하여 진행할 수 있다. ‘보고듣고말하기’ 효과성 평가에 대한 자료 역시 홈페이지에서 살펴볼 수 있다.


관련자료 별첨 :  자실실태조사 요약보고서/  함께살고 친구하자/




 


뉴스관리자 기자 info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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