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생활사, 파주 두루뫼박물관

2009.05.30 14:52:56

 
- 두루뫼박물관 전경.
모내기가 끝난 논에 산 그림자 어른거리는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평화롭고 아름답다.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에 자리한 두루뫼박물관을 찾아가는 길은 까마득히 잊고 지낸 고향의 모습이 그대로 펼쳐진다. 이 맘 때 고향은 어떤 풍경이었던가. "모내기철에는 아궁이 앞의 부지깽이도 뛴다"는 속담이 있을 만큼 1년 중 가장 바쁜 그 한 철, 막걸리 주전자를 한 손에 들고 새참 광주리를 머리에 인 아낙이 논배미에 나타나면 모를 심던 일꾼들은 더욱 기운을 냈다.

 
- 너와집.
나이든 세대에겐 눈을 감고도 그릴 수 있는 풍경이지만 요즘 세대들에겐 낯설고 생소한 정경이다. 생태계가 살아 있는 법원리 십리계곡에 위치한 두루뫼박물관은 바로 이들을 위한 장소다. 이 곳에는 현대화 물결에 밀려난 우리 조상들의 손때 묻은 생활용품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은 민속생활사 전문박물관이다.

 
- 도자전시실.
토담을 끼고 양지쪽에 자리잡은 장독대와 볏짚으로 만든 터줏자리, 크고 작은 장독들이 옹기종기 머리를 맞댄 맞은 편엔 장승과 솟대가 솟았다. 방앗간, 헛간, 너와집, 신당, 원두막이 고스란히 복원돼 있는 그 곳에 머물다보면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온 듯한 착각이 인다.

전시실로 들어가면 더욱 입이 벌어진다. 원삼국, 삼국시대의 토기에서 고려, 조선시대의 도자기, 근세에 이르는 목물과 옹기 등 각종 민속 생활용구 3,000여 점이 주제별로 나눠져 빼곡히 전시돼 있다.

 
- 방앗간.
전래 생활용구를 중심으로 민속문화를 재현하는 데 역점을 둔 두루뫼박물관은 여느 박물관과 달리 친숙하고 익숙한 전시물이 많다. 그래서 자주 반가움과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300여 점의 도자가 모여 있는 도자전시실 한쪽에는 일명 "똥장군"이라 불리는 다양한 크기의 장군이 눈에 띈다. 장군은 물이나 술, 차 등 액체를 담는 그릇을 말한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농경지에 거름을 옮기는 도구로 변하면서 어느 새 똥장군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한다.

 
- 닭이 알을 품는 곳
옛여인들이 주로 쓰던 물건들을 선보이는 2관 "아낙의 일터"는 말 그대로 아낙네들의 땀과 정성이 깃든 살림살이들로 꽉 찼다. 어머니나 할머니 세대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용했던 생활용구인 유기그릇, 놋합, 떡살, 물레, 뒤주, 체, 등잔, 사방등, 짚신, 나막신, 여러 장 등 규방용구, 계량용구, 목공용구, 직조용구, 조명용구, 각종 신발 등이 전시돼 있다.

농업생활사와 관련된 전시장에선 농사를 지을 때 사용하던 경작용구, 수확용구, 갈무리용구, 축산용구 등 요즘과는 많은 차이가 나는 옛날 농기구들을 한눈에 돌아볼 수 있다.

 
- 베를 짜는 모형.
실내 전시장에서 야외로 나오면 지금은 없어진 방앗간, 대장간, 헛간, 너와집, 원두막 등을 복원해 옛날 우리의 생활모습을 엿볼 수 있게 했다. 그 뿐 아니라 어린이들이 직접 농경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여러 용품들도 준비돼 있다. 다듬이질과 맷돌, 절구, 개상, 도리깨, 풍구, 농악놀이, 윷놀이, 널뛰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 솟대.
두루뫼박물관은 이 곳 출신인 소설가이자 방송작가인 강위수 씨와 그의 부인인 역사유적탐사 여행가인 김애영 씨의 30년 노력으로 탄생했다. 경기도 장단군 장단면 동장리 주산동, 속칭 두루뫼로 불리는 마을에서 태어난 강 씨는 그의 소설과 영화, 사진작품에서 소재가 됐던, 분단의 아픔이 남아 있는 고향마을에 박물관의 터전을 닦고 수십 년간 수집해 온 민속생활용품들과 민속문화를 복원, 전시하고 있다. 그들의 남다른 애정이 자칫 흔적없이 사라질 우리의 귀중한 문화를 살뜰히 되살려 놓고 있다.

 
- 안방의 살림살이.
 
- 주차장의 장고.
 
- 집터를 지키는 터줏자리.
뉴스관리자 기자 info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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