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는 고훈시대를 전기와 중기, 후기로 나눠 보여준다. 고훈시대 전기는 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앞은 사각형이고 뒤는 둥근 형태의 무덤)이 정연하고 획일적 형태를 갖추는 시기. 나라(奈良)현 구로즈카(黑塚) 무덤에서 출토된 청동거울, 도다이지야마(東大寺山) 무덤에서 출토된 돌팔찌 등 주술적 역할을 한 부장품을 볼 수 있다. 중기인 5세기는 고훈시대를 통틀어 가장 큰 무덤을 만들었던 시기다. 청동거울과 돌팔찌가 줄어드는 대신 갑옷과 투구가 등장한다. 4세기 후반 일본은 신라와 가야에서 덩이쇠(鐵鋌)를 수입했고, 5세기부터는 철기 제작 도구인 단야구(鍛冶具)를 이용해 철기를 직접 제작한다. 신라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안장, 발걸이 등의 마구(馬具)도 이 시기에 출토됐다. 전시장 중앙에 우뚝 늘어선 대형 하니와들이 전시의 하이라이트. 고훈문화를 대표하는 하니와는 처음에는 원통형이었으나 이후 사람, 동물, 의자, 집 등 다양한 형태가 등장했다. '일본서기'에는 하니와의 유래에 대해 "순장 풍습이 있던 야마토 정권 시절, 땅속에 묻힌 사람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왕이 슬퍼하자 산 사람 대신 흙으로 만든 사람을 묻은 것"이란 기록이 있다. 철기와 마구, 토기와 금속품 등 각종 부장품에는 당시 활발했던 한·일 교류의 흔적이 남아 있다. 마지막 방점은 후지노키(藤ノ木) 무덤에서 출토된 금은 장신구와 화려한 마구. 정교한 봉황 장식이 새겨진 국보 말띠드리개 등 삼국시대 마구의 영향이 뚜렷하다.
전시에 쏠린 한·일 학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일본 학자들은 "일본 내에서도 고훈시대 유물이 이 정도 규모로 모인 적이 없었다"며 전시장을 찾고 있다. 유물 중심으로 쉽게 풀어서 일반 관람객의 눈높이에도 흥미로운 전시다. 2월 21일까지. (054)740-7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