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은 왕귀뚜라미 기르기가 노인의 우울증과 인지 기능 개선을 통한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관련 연구논문은 세계적인 노인병학회지(Gerontology) 9월호에 실렸다. 농촌진흥청과 경북대병원 연구팀은 심리 취약 계층인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왕귀뚜라미 돌보기 프로그램' 을 개발해 귀뚜라미가 사람에게 미치는 심리적, 의학적 측면의 변화를 조사했다.
1차로 65세 이상의 노인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왕귀뚜라미를 2개월간 돌보게 하고 다른 그룹은 이를 체험하지 않게 한 다음 다양한 정신 심리 검사를 했다. 실험 결과 체험군은 비체험군보다 우울증 지수가 3.9에서 3.1로 크게 낮아진 반면 인지 기능 지수는 26.7점에서 28.1점으로 높아졌다. 정신적 삶의 질(건강 관련) 지수도 체험군은 73.4점에서 78.3점으로 상승했다. 2차로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실험 전과 후, 대상자들의 인지 기능 변화를 추적 분석했다. 그 결과 체험군은 비체험군보다 집중에 관여하는 뇌 부분 활성도가 높아졌다. 영상촬영 중 수행하는 임무의 정확도도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곤충을 키우고 돌보는 활동이 개인의 정신과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입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곤충 기르기는 노인의 우울감을 해소하고 인지 기능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