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70대의 고독사, 학식,가족,자녀,재산 소용없었다

  • 등록 2015.10.28 10:54:34
크게보기

시가 20억원대인 서울 강남의 고급 아파트에서 7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고독사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9일 청담동의 한 아파트 5층 정모(75)씨 집에서 정씨가 욕실 바닥에 누워 숨진 채 발견됐다고 21일 밝혔다. 발견 당시 정씨의 53평(175㎡)형 아파트엔 욕실에 틀어진 샤워기 때문에 물이 흥건하게 차 있었다. 정씨는 19일 오전 “천정이 축축하게 젖고 물도 뚝뚝 떨어지고 있다”는 아랫집 주민의 누수 신고를 받은 아파트 경비원과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경비원 홍모씨가 주민 신고를 받고 정씨 집을 찾았을 때 문 앞에는 1주일 치 신문이 수북하게 쌓여있었다. 홍씨는 벨을 누르고 문을 두드려도 아무런 인기척이 없자 경찰에 신고했다.경찰은 정씨 몸에 외상이 없고,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을 들어 사고사로 보고 정씨 가족에게 시신을 인계했다. 경찰 관계자는 “샤워를 하던 정씨가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신 부패 정도로 볼 때 정씨가 사망한 지 이틀 가량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과 주민 등에 따르면 정씨는 유통업으로 재산을 모았다. 그러나 부인과 10년전 이혼했고, 외국에서 생활하는 큰 아들은 물론 작은 아들도 정씨를 거의 찾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정씨가 아파트에서 10년 넘게 홀로 생활해왔다는 것이다. 정씨의 작은 아들은 “아버지와의 불화로 오랜 기간 연락을 하지 못했다”면서 “마음이 착잡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했다. 경비원 홍씨는 “정 사장님에 대해선 늘 영자신문(Wall street journal)을 받아본다는 것 외에는 아는 것이 전혀 없다”며“성격이 워낙 무뚝뚝하셔서 5년간 얼굴을 마주했는데도 목례 외에는 말을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씨의 문 앞에 스티커 팻말이 붙어있는 강남구 신사동의 한 교회에서도 정씨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었다. 한 이웃주민은 “매달 반상회에 갔지만 정씨를 본 기억은 없다”며 “정씨는 엘리베이터 앞에 사람이 서 있으면 다음 차례를 기다렸다 혼자 올라가곤 했다”고 말했다. 누수 신고를 한 아랫집 주민 역시 “수년동안 아래위층에 살았으나 정씨와 별다른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랫동안 혼자 생활해온 탓인지 정씨 집에 가구가 거의 없어 사람이 살지 않던 집처럼 느껴졌다”고 전했다.


뉴스관리자 기자 infois@naver.com
Copyright @2004하늘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등록번호 : 서울다10295 등록연월일 : 2003년 11월 07일 제호 : 하늘문화신문 발행인 : 김동원 | 편집인 : 김동원 주소 : 서울시 강동구 천호대로1139 강동그린타워 11층 R1135 발행연월일 : 2004년 03월 05일 전화 : 02-6414-3651 팩스 : 0505-300-3651 copyright c 2004 하늘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