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아침 속에, 그 평화 누리소서...

  • 등록 2015.06.09 11:09:14
크게보기

옥 토


그 때의 유월,

아지랑이 환영 속에 당신의 뒷 모습 무엇 하나 남기지 않은,

남길 수 없었던

지옥 같은 화염 속에 온 몸을 던진, 조국에 던진, 겨레에 던진

그랬던 당신은 쓰라렸던 흉터조차 남기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내가 밟고 있는 이 땅이 되셨습니다.

검은 흙이 되셨습니다. 옥토가 되셨습니다.


보이십니까, 비명 속에도 당당히 생을 마감한 당신의 육신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강산이 되었습니다.


느껴지십니까, 당신이 지킨 이곳의 한가운데

그 때의 온기와 땀내음이 묻어 있습니다.


들리십니까,

이곳에서 자라난 푸른 초록 속엔 당신의 숨소리가 메아리로 퍼집니다.


오늘도 하늘을 향한 어린 싹이 돋아납니다.

그 싹을 틔우는 흙 한줌 이 한줌도 허투루 할 수 없습니다.


땅 위의 작은 모든 생명들 무엇 하나 애틋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껏 수십 년 세월동안 이 흙 속에서 숨 쉬고 계실 당신

차마 다 남기시지 못한 말씀은 끝없이 이어질 이 땅에서 말씀해 주십시오.


옥토에서 외쳐주십시오.

다 듣지 못했던 한 어린 수많은 이야기들

마음속에 고이고이 여미려 합니다.


붉은 황혼 속 대지의 넘치는 뜨거움을 가슴으로 부둥켜 안으려 합니다.


나에게 깨우침을 주신 당신이여!

남은 자들을 위해 또 다른 미래가 솟구칠 이 기름진 옥토에 계시는 당신이여!


영겁의 영광과 번영 속에 우리와 함께 하소서 우리와 같이 누리소서

고요한 아침 속에, 그 평화 누리소서

뉴스관리자 기자 infois@naver.com
Copyright @2004하늘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등록번호 : 서울다10295 등록연월일 : 2003년 11월 07일 제호 : 하늘문화신문 발행인 : 김동원 | 편집인 : 김동원 주소 : 서울시 강동구 천호대로1139 강동그린타워 11층 R1135 발행연월일 : 2004년 03월 05일 전화 : 02-6414-3651 팩스 : 0505-300-3651 copyright c 2004 하늘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