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참사 502일, 희생자 묘비 세워져

  • 등록 2010.06.07 1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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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족들이 제막식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프로메테우스 박종주
사건 발생 근 500일만에 용산 참사 희생자들의 묘지에 묘비가 세워졌다. 임시 상가 마련 등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의 재개발 강행을 반대하며 농성을 벌이다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사망한 이들은, 지난 1월 9일 사건 발생 355일만에 치러진 장례와 함께 경기도 마석 모란 공원 열사 묘역에 안치되었다.

용산참사진상규명및재개발제도개선위원회(이하 용산 진상규명위)는 6월 5일 정오, 묘지 앞에서 제막식을 열어 묘비를 공개했다. 묘비는 앞면에는 ‘용산 참사 철거민 민중 열사 ○○○의 묘’라는 문구가, 뒷면에는 ‘탐욕의 개발 앞에 인권의 망루, 시대의 망루에 올랐던 ○○○ 열사 약력’이라는 문구와 간단한 약력이 새겨진 낮은 직육면체 형태로 제작되었다.

제막식에는 100명 이상의 조문객이 참석해 용산 참사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여전히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시간 여 가량 진행된 제막식은 열사 약력 소개, 추모사, 유가족 인사, 묘비 제막 및 헌화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으며 전국철거민연합 소속의 조문객들은 제막식 이후 따로 빈민 민중 열사 참배를 진행하기도 했다.

“왜 우리가 좀 더 치열하게, 냉정하게 힘을 모아 싸우지 못했는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용산 진상규명위 조희주 공동대표는 오세훈 서울 시장의 재선을 언급하며 “용산 뿐만 아니라 전체 철거민들이 힘들 모아 이 막가파식 재개발을 막아 내야 열사들이 편히 잠드실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통일범민족연합 이규재 의장은 “누가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용산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며 “돈을 중심에 두고 민중들을 짓밟은 자본주의 예속 정권에 희생된 대표적인 사례”라는 말로 용산 참사 사건의 사회적 의미를 강조했다.

유가족 전재숙 씨(이상림 씨 부인)는 “여러분들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말로 고마움을 전하는 한편, “사건은 끝나지 않았고 우리는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며 지속적인 지지와 연대를 호소했다. 한편 유영숙 씨(윤용현 씨 부인)는 “아직 살아갈 자신이 없다”며 “여러분이 더 많이 위로해 달라”고 말해 조문객들을 울리기도 했다.

한편, 6월 5일로 사건 발생 502일을 맞은 용산 참사 문제는 국무총리의 유감 표명과 시공사의 보상 협의 등으로 지난 1월 일단락 되었으나, 여전히 생존자들의 재판 문제 및 사건의 진상규명 문제 등이 남아 있는 상태다. 현재 유가족들은 지난 주 선고된 항소심의 유죄판결에 반발해 대법원 상고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관리자 기자 info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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