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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법 하위법령, 처벌조항 이슈화

의학계, 혼란 최소화 위해 시범사업 제안

연명의료결정법의 입법 취지는 적용대상인 말기환자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보다 인간적이고 품위 있는 의료를 받을 수 있고 본인이 원하면 더 이상의 연명의료를 거부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한 것이다. 또한 이를 위해 법률의 또 다른 적용대상인 의사를 포함한 의료인이 의료현장에서 환자들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와 목적에 기반을 두어 마련된 것이다.  ☜ 의학회 공동성명서 중에서


2018년 2월부터 시행될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하 연명의료결정법)의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담은 하위법령에 대해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를 비롯해 13개 의학회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대로 연명의료결정법의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시행되면 환자·보호자와 의료진 사이에 불필요한 마찰이 벌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게 주된 이유다.  연명의료는 인공호흡기·심폐소생술·혈액투석·항암제 투여 등 4가지 의료행위를 뜻하는데 의료계 일각에서는 회생 가능성이 없는 임종기 환자에게 고통만 가중하는 의미 없는 행위라는 지적해왔다. 연명의료법은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고 임종과정 환자가 편하게 눈을 감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으며, 적용 대상이 되려면 담당의사와 관련 분야 전문의 1명으로부터 '회생 가능성이 없고, 사망이 임박한 상태'라는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의사표시를 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인 환자가 평소 연명의료중단의향서를 작성하지 않은 경우 배우자·직계비속·직계존속 2명 이상의 일치한 의견이 있어야만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의학회 측은 25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런 사항들이 국내 의료계 실정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것이라고 문제점을 꼬집었다. 대표적인 예로 담당의사와 전문의 1명이라고 모법에 명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위 법령에는 의사 자격이 있는 전공의는 담당의사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의학회 측은 주장했다.
환자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돌보는 전공의가 담당의사 자격을 갖출 수 없다면 연명의료 결정을 할 수 있는 인력 자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의학회는 독거노인이나 가족이 있어도 연락이 되지 않는 환자의 경우 사전 연명의료의향서가 없으면 가족 간 일치된 의견을 받을 수 없으므로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환자 가족과 연락을 취하고 의견을 수합하는 과정에서 의료진과 환자·보호자 사이에 언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게 의학회 측 분석이다.


특히 연명의료계획서에 직접 서명을 하지 못할 정도로 위중한 환자의 경우 참관인이 입회한 상태에서 환자의 뜻을 녹취, 기록해 관리기관에 통보해야만 하는데 이 역시 비윤리적인 규제라는 게 의학회 측 입장이다. 의학회는 "임종기 환자에게 곧 임종할 것 같으니 인공호흡기 등 추가조치를 원하는지 녹음기를 들이대고 진술을 받는 것 자체가 윤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이런 행위는 연명의료법의 애초 취지인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게 아니라 환자에게 새로운 의무를 지우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의학회는 "이처럼 연명의료법 시행령·시행규칙에는 기준이 모호하고 오히려 불필요한 연명치료를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큰 조항이 있다"며 "법 시행에 앞서 시범사업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사단법인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하위법령, 무엇이 문제인가' 란 주제로  28일 오후 2시 국립의료원 연구동에서 학술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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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시행령·시행규칙 제정안에 관한 공동성명서

1. 연명의료결정의 대부분은, 환자의 의사를 확인할 수 없어, 가족과 의료진이 상의하여 이루어진다. 이런 현실과 선진국의 입법사례를 고려하여 "2명 이상의 일치하는 진술이 있으면 담당의사와 해당 분야의 전문의 1명의 확인을 거쳐 이를 환자의 의사로 본다"는 점을 법에서도 명시적으로 보장하고 있으나, 이에 근거한 연명의료결정과 이행에 대한 세부지침이 하위법령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 정부는 이에 대한 명확한 행정지침을 마련하여야 한다.

2.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서 요구하는 심폐소생술, 정부 가이드라인의 심폐소생술금지 (DNR, do-not-resuscitate) 규정 등과 연명의료결정법과의 관계에 대하여 명확한 행정해석이 요구된다.

3. 비윤리적인 규제는 철폐되어야 한다.
환자가 연명의료계획서에 직접 서명 또는 기명날인할 수 없는 경우, 참관인의 입회하에 녹취하여 기록하고 관리기관에 통보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곧 임종할 것 같으니, 인공호흡기를 원하는지?" 녹음기를 갖다 대고 진술을 받아 녹취한다는 것은 윤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법이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기 위함이라는 취지를 벗어나 오히려 환자에게 일종의 의무를 지우는 것이며 환자의 인권과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 따라서 이러한 절차는 폐지되고 의무기록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하여야만 한다.

4. 담당의사의 자격 제한은 진료의 흐름을 왜곡할 것이다.
회생가능성이 없다는 의료적 판단은 담당의사와 해당 분야의 전문의 1명이 하도록 되어있다. 모법에서 담당의사는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의사라고 정의하고 있으나 (제2조), 하위법령에서 전공의는 의료법에 근거한 의사 자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담당의사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담당의사 자격에서 전공의를 배제하는 것은 오히려 적기에 환자를 위한 최선의 판단과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될 수 있고 이는 연명의료 유보 혹은 중단에 관한 환자의 결정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5. 호스피스-완화의료 기준은 진료 및 돌봄의 질이 보장되게 제정되어야 한다.
하위법령안에서 호스피스 병동의 인력 배치기준은 호스피스 돌봄의 질적 향상 뿐 아니라 호스피스 선택과 같은 연명의료 결정 과정의 수월성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제시되어야 하며, 이에 부합하는 간호사 및 사회복지사의 인력 기준이 요구된다.

6. 가족과 대리인의 역할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가족의 역할이 중요한 국내 의료 환경의 현실에 기반을 두지 않고 있다. 또한 최근 의료에서의 의사결정모델로 가장 바람직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환자-가족-의료인 간의 공동의사결정 모델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말기환자의 돌봄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사전돌봄계획"의 과정에서 대리인을 지정하고 대리인이 그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임종기 돌봄 과정에서 환자가 추구하는 가치를 구현함에 있어 필수적이다. 따라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환자가 원할 경우 대리인을 정하도록 허용하여야만 한다. 특히 가족이 없는 독거노인, 가족이 있으나 연락이나 논의 참여를 거부하는 가족의 경우 대리인의 필요성은 환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절대적일 수 있다. 호스피스이용신청의 절차에 있어서도 법률이 허용한 가족 또는 지정대리인에 의한 신청 규정을 하위법령에서 구체적으로 보완해야함에도 하위법령에서는 지정대리인 범위 및 절차를 규정하지 않고 있어 가족이 없는 경우 호스피스 이용이 불가능해질 우려가 있다.

7. 과도한 법정서식과 처벌규정은 의료진의 질적인 환자 돌봄을 방해할 뿐 아니라 입법 취지와 반대로 의료인들의 임종기 판단을 지연시키고 연명의료가 조장되거나 지속되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 법률을 통해 그동안 관행적으로 행해져 왔던 의료집착적 행위가 해소되기를 바란다면 처벌 조항의 불필요함과 과도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처벌 조항이 꼭 있어야 된다고 판단한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밝히기를 요청하며, 법률전문가의 해석이 없이도 누구라도 쉽게 해당 조항을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한 행정지침이 필요하다.

연명의료결정법의 입법 취지는 적용대상인 말기환자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보다 인간적이고 품위 있는 의료를 받을 수 있고 본인이 원하면 더 이상의 연명의료를 거부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한 것이다. 또한 이를 위해 법률의 또 다른 적용대상인 의사를 포함한 의료인이 의료현장에서 환자들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와 목적에 기반을 두어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연명의료결정법은 이런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과 방식으로 구성된 부분이 있고 이번에 발표된 하위법령 입법예고안 역시 이를 보완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연명의료결정법과 그 하위법령의 표현 및 기준이 애매한 부분이 많아, 그 해석에 큰 혼선이 있다. 또, 처벌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불필요한 연명의료를 조장하는 결과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 이런 혼란을 막기 위해 시범사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며, 제도가 정착되기까지 처벌조항은 유예되어야한다.

2017년 04월 26일

대한가정의학회, 대한간학회, 대한감염학회,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대한내과학회, 대한심장학회, 대한암학회, 대한응급의학회, 대한중환자의학회, 한국의료윤리학회, 한국임상암학회, 한국정신종양학회,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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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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