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6일 오후 1시쯤 숨진 A군의 장례를 치러 주었다. 부모가 경찰 수사를 받는 데다 경제 상황도 열악해 장례를 치를 형편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A군의 시신이 있는 시흥시의 한 병원에서 입관 절차를 진행한 뒤 인천 부평 가족공원 화장장에서 화장했다. 시신은 형사기동대 차량으로 운구했다. 화장한 A군의 시신은 시흥시 시립 공설묘지에 안장됐다. 경찰이 A군의 장례를 대신 치러주는 이유는 A군의 장례를 치러줄 사람이 없어서다. A군의 아버지 B씨(32)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돼 이날 오전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았다. A군의 어머니 C씨(22)도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더욱이 부부는 아들의 장례를 치를 돈이 없을 정도로 경제 사정이 열악하다. 경찰 관계자는 "B씨와 C씨 모두 중·고교 시절 가출해 2012년에 혼인신고만 하고 살아온 상태라 기댈만한 친척도 없는 상황"이라며 "불구속 입건된 C씨만 장례식에 참석시켜 아들의 가는 길을 지키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들의 입관식을 지켜보기 위해 병원을 찾은 C씨는 "내가 잘못했다"며 울기만 했다고 한다.
한편 경찰은 B씨와 C씨를 상대로 아이들을 추가로 학대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B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쯤 시흥시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생후 12개월 된 아들이 A군이 칭얼댄다는 이유로 배를 주먹으로 2차례 세게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시름시름 앓던 A군은 지난 4일 오전 5시49분쯤 토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숨진 A군의 복부와 손·무릎 등에선 멍 자국이 발견됐다. 몸무게도 또래 평균(10.4㎏)에 못 미치는 6.1㎏으로 마른 상태였다. 이들 부부는 숨진 A군 말고도 5살, 3살 된 두 자녀를 더 두고 있는데 두 아이도 상당히 마른 상태다. 이들은 경찰에서 "쌀을 살 돈이 없어서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부부는 일용직인 B씨가 한 달에 벌어오는 130만원 정도로 생활해 왔다.
B씨는 아이들의 보육을 위한 정부보조금이 나올 때쯤엔 아예 일도 하지 않았다. 이 돈으로 아내와 집 인근 PC 방으로 가 하루 6~12시간씩 온라인 게임을 즐겼다. B씨는 평소 아이들이 입만 열면 "시끄럽다"며 주먹을 휘둘렀다고 한다. 그래서 A군의 형은 5살인데도 말을 잘 하지 못한다고 경찰은 전했다. C씨는 경찰에서 "처음엔 남편을 말리기도 했는데 말리면 아이들을 더 때려서 나중엔 그냥 뒀다"고 진술했다. B씨는 아이들을 폭행한 사실 등을 인정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의 시신을 그냥 둘 수 없어 경찰들이 치러주기로 했다"며 "계속 울기만 하는 C씨가 안쓰러우면서도 아이들을 조금만 더 잘돌봤으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