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웰다잉

불우 이웃들의 존엄한 죽음을 위하여

공공형 호스피스 프로그램 성과 좋아

(3월)16일 부산시 호스피스완화케어센터 서수연 호스피스 전문간호사는 부산 해운대구의 한 다가구주택 문을 두드렸다. 파란 스웨터 차림의 권옥남(82·여)씨가 얼굴에 미소를 띠고 문을 활짝 열었다. 2014년 7월 간암 말기로 절제 수술을 받은 권씨는 합병증과 싸우며 복막투석 중이다. 그는 서 간호사가 맡은 45명의 말기 암 환자 가운데 한 명이다.

삶도, 죽음도 돌볼 겨를 없는 그들

 남편과 사별한 권씨는 한 칸짜리 방에서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C형간염이 간경화로 이어지면서 끝내 말기 간암이 됐다. 부산백병원에서 진단 나흘 만에 급하게 수술 일정을 잡았다. 주치의가 수술 포기를 고민할 정도로 심각했다. 수술 이후 암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신부전증과 당뇨가 합병증으로 찾아왔다. 혈압 조절도 잘 되지 않았다.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이뤘다. 툭하면 응급실로 실려 갔다. 언제 다시 암세포가 커질지, 삶을 언제까지 이어갈지 알 수 없었다. 때마다 권씨를 챙겨주고 병원으로, 집으로 찾아오는 이는 교회 담임목사뿐이었다. 따로 간병인을 두거나 병원에 입원해 있을 형편도 아니다. 다행히 부산시가 운영하는 공공형 호스피스완화케어사업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남은 삶을 조금이라도 편히 보낼 수 있게 됐다. 한두 달 간격으로 찾아오는 보건소 가정간호서비스 대상자였는데 가정간호팀이 이들을 부산가톨릭대 산학협력단 안에 설치된 호스피스완화케어센터로 연계했다.

보건소, 소외된 말기 환자를 품다

 센터에서 전문 교육을 받은 8명의 호스피스 전문간호사와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들은 16개 보건소에 배치돼 가정간호팀이나 지역 병원으로부터 인계받은 말기 환자들을 1주일에 한 번씩 찾아가 2∼4시간을 함께한다. 혈당, 혈압 등을 측정하고 병원까지 동행한다. 아로마 마사지나 임종 교육 등 심리·사회·영적 돌봄도 제공한다. 임종 뒤에는 유족 대상 치유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이 호스피스 프로그램은 지역보건의료와 사회서비스를 통합한 보건소 기반 공공형 호스피스다. 우리나라에선 최초이자 유일한 모델이다. 가정호스피스와 비슷하지만 본인 부담액이 없다. 암뿐 아니라 비암성 말기 질환자까지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훨씬 포괄적이다.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말기 환자들이 기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의 끈'이다. 환자는 "언제든지 달려와 가족처럼 챙기는 선생님들 덕분에 이제 여한이 없다. 하나님 곁에 가는 게 두렵지 않다"고 했다. 

 부산시는 2009년 금정구, 부산진구에서 시작한 호스피스 프로그램을 지난해 16개 보건소 전체로 확대했다. 지난해에만 재가 암 환자 관리사업의 말기 암 대상자 1167명 가운데 490명(41.9%)을 돌봤다. 2014년 기준 국내 완화의료전문기관 서비스 수혜율(13.8%)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부산시는 올해 600명으로 대상자를 늘리고 지역사회 전체가 질 높은 죽음을 맞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가장 시급한 일은 양질의 인력 확보다. 지금은 전문간호사 한 사람이 2개 보건소를 담당하고, 센터 전속 사회복지사도 2명뿐이다. 서수연 간호사는 "상황에 따라 의사도 간호사도 봉사자도 보호자도 복지사도 돼야 한다. 혼자 50명에 이르는 환자를 돌보다 보니 더 자주, 오래 방문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했다. 
.
.
지역의료의 '부모' 거점병원

 울산 유일의 호스피스병동을 갖춘 울산대병원은 '말기 암 환자가 어디서든 마음 놓고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게 하자'는 모토로 공공형 호스피스에 접근하고 있다. 호스피스병상이 12개뿐이라 입원 기간을 2주로 한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울산대병원은 보호자가 없거나 혼자 사는 말기 환자가 호스피스병동에서 퇴원하면 보건소에 주기적 모니터링을 요청한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 11명이 후속 관리를 받았다. 지난해 보건소 가정방문으로 확인한 6명의 말기환자가 호스피스병동에 입원하기도 했다. 울산대병원은 2013년부터 중소병원과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완화의료 실무교육도 하고 있다. 울산시는 지원금 4500만원과 함께 지역 모든 병원에 교육 참여를 독려하는 공문을 보냈다. 지난해 지역 병원 2곳, 요양병원 4곳 등에서 33명이 말기 암 환자 치료에 대한 노하우를 얻어갔다. 호스피스병동에서 퇴원하는 환자에게는 교육을 이수한 협력병원 4곳을 우선 소개한다. 환자들도 만족하고 있다. 말기 간암 진단을 받고 지난달 울산대병원 호스피스병동에서 요양병원으로 옮긴 정모(54)씨는 "통증이 오면 요양병원 간호사가 울산대병원에 전화해 조치하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고수진 울산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3차병원은 지역 내 말기환자가 편안한 마무리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역병원을 교육하는 '부모'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국민일보 기사 발췌]




배너

포토뉴스


태교만큼 중요한 죽음준비 -김영심 웰다잉전문강사 임신 10달동안 태명에서부터 음식, 음악, 독서, 태담, 동화, 영어와 수학으로 학습태교까지 하고 있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태아교육을 하고 있다. 탄생만큼 중요한 죽음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보건소나 노인대학 강의시 죽음준비를 하고 계신가요?라고 물으면 “나는 죽음준비 다 해놓았어요.”라고 대답을 하시는 분이 계신다. 어떻게 하셨느냐?고 물으니 윤달이 있어서 수의를 해 놓았고 영정사진도 찍었다고 하신다. 결국 수의와 영정사진만이 죽음준비를 대신하고 있다. 죽음준비 강의 후에 ‘내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을 안 해봤는데 죽는다고 생각하니 서글프다’ ‘죽음에 대해 막연히 두려웠는데 오늘 강의를 듣고 나니 오히려 편안해지네요.’ ‘사는동안 잘살고 죽음도 잘 받아 들여야겠어요.’ ‘확 깨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집에 가서 자식들하고 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런 강의 처음 들었어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어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셔서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장님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 이야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못을 박으며 ‘신나고

발행인 칼럼

더보기
[칼럼] 상조단체 상조협회 이야기
조직이란 소속된 구성원들의 친목과 함께 공동 발전을 위한 네트워크란 점이 핵심 존재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국상조산업계도 2021년을 기점으로 비영리 공인 단체를 가지게 되었다. 비록전국적인 단일조직은 아니지만 어쨋든 공식 '사단법인'이란 점에서 의미있는 발전이다. 한국상조산업협회는 설립 허가를 받은 후 박헌준 회장 이름으로 “공식적인 허가 단체로 거듭난 협회는 회원사와 더불어 장례문화발전과 상조업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 기자는 관련 기사에서 경험에서 우러나는 희망사항을 곁들였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상조산업의 문제점은 원래의 본향이었던 상부상조, 아름다운 품앗이의 핵심, 장례문화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의례서비스의 근본을 떠나 소위 결합상품 내지는 의례와 거리가 먼 라이프서비스로 주업태를 변경시켜 가며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조고객의 대부분이 미래 장례를 목적으로 가입한 것이라면 상조산업 발전과 장례문화 발전이 동일한 의미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지난 12월 24일자로 공정위의 허가를 받은 '사단법인 한국상조산업협회'가 설립목적으로 명시한 "상조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소

해외 CEO 칼럼 &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