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로 장례식장 영업판도, 조문관행도 변화

  • 등록 2015.06.19 16: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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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동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2차 진원지라는 불명예를 쓰면서 국내 저명인사들이 가족 등을 떠나보내는 데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아산병원, 신촌 세브란스 병원 등과 함께 ‘서울 3대 장례식장’으로 꼽히던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이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간 탓이다. 18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총 14개 빈소를 갖춘 이 병원 장례식장은 현재 텅 비어있는 상태다. 메르스 확산 우려로 지난 16일부터 병원이 부분 폐쇄됐지만, 장례식장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즉 정상 운영되고 있다. 직원들도 모두 출근 중이다. 그러나 지난 4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가 확산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정부가 7일 병원명을 공개하며 이를 확인한 뒤 유족이나 조문객의 ‘안전’을 우려해 이곳에 빈소를 차리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 때문에 부분 폐쇄 이전부터 빈소 이용이 급감하기 시작하더니 부분폐쇄 결정 이후에는 사실상 이용이 중단된 상태다.



실제로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삼성그룹 고위직 임원 가족의 빈소까지도 최근 반포동 강남성모병원에 만들어졌을 정도다. 각 언론사의 유명인사 관련 부고 기사에서도 삼성서울병원에 빈소가 차려졌음을 알리는 대목은 지난 4일이 마지막이었다. 오히려 1주일 가까이 지난 11일 부고 기사에 모처럼 등장한 삼성서울병원은 모친상을 당한 여성의 직장명이었을 뿐 고인의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이었다. 선호도가 높아 매일 풀가동되던 삼성서울병원은 물론,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온 서울 일부 대형병원 장례식장 이용을 꺼리는 유족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로 병원장례식장 대신 전문 장례식장을 원하는 유족이 많지만 이 마저 숫적으로 큰 차이가 나 그때 그때 장례를 치러야 하는 의전업체들이 애로를 겪고 있다.


새로운 장례문화도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수원아주대병원 장례식장은 최근 3일장 대신 1일장을 치르는 유가족들이 있었으며, 또 다른 유가족은 조문객 없이 가족끼리 장례를 치르기도 했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SNS 등을 통해 메르스괴담이 확산되면서 생소한 장례문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근거 없는 소문 때문에 병원과 환자들이 모두 고통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메르스 공포로 인해 병원 장례식장 기피현상이 발생하자 공설 장례식장이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수원시연화장은 평소보다 15%가량 조문객 방문건수가 늘어났으며, 성남시장례식장의 경우 빈소가 모자라 장례를 1~2일 미루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메르스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 등에서는 조문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며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의 글도 잇따르고 있다. 한 누리꾼은 "메르스 때문에 난리인 것은 생각도 못하고 장례식장에 갈 것처럼 얘기해놨는데 갑자기 걱정된다"며 "주변에서도 저와 같은 걱정을 하는데 핑계를 대고 부조만 해야 할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빈소에 들르지 않고 다른 사람을 통해 부의금만 전달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김모(35)씨는 "장례식장에 다녀오겠다는 남편에게 입구에서 부의금만 전해주고 오라고 했다"며 "조문까지 하는 것이 도리지만 워낙 뒤숭숭하니 조심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장례식장을 찾는 조문객들이 평소보다 30%가량 줄었다는 게 청주시내 장례식장 업계의 공통된 얘기다.  청주의 C 장례식장 관계자는 "메르스가 확산하면서 조문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청주의 D 장례식장은 "메르스 감염을 우려해 빈소 내 소독상황과 열 감지기 설치 여부를 묻는 전화가 하루에 3∼4통 걸려온다"며 "조문을 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들"이라고 말했다. 




뉴스관리자 기자 info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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