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개발 그만두고 옛 시절로 돌아 갈꺼나 ?

2014.07.30 14:00:53

한반도는 유구한 역사가 말해 주듯 의미있는 유적과 유물이 수시로 발굴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강원도가 의욕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테마파크 '레고랜드' 개발예정지에서 대규모 유적이 발굴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에 따라 개발이냐 유적보존이냐의 기로에서 의논이 분분한 상태다. 그런 한편 또 서울 도심  잠실올림픽공원 안에 있는 몽촌토성(사적 제297호)에서 한성백제 왕도의 성격을 규명할 도로 흔적과 유물이 발견됐다는 소식이다. 이러한 유적과 유물 발굴은 문화사적으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좋은 소식인 한편, 자칫 지역경제 개발의 걸림돌이 될 소지가 많다. 이하 춘천 중도유적과 몽촌토성 유적 발굴 소식을 정리해 본다.


춘천 테마파크 개발지에서 대규모 유적 발굴


강원도 춘천시 중도동 중도 유적에서 신석기시대부터 삼국시대에 이르는 집터와 고인돌 등 선사시대 유적이 대거 발견됐다. 재단법인 한강문화재연구원(원장 신숙정) 등 5개 조사기관은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의 허가를 받아 지난해부터 강원도 춘천시 중의 레고랜드 개발 예정지에서 조사활동을 벌인 결과 이런 발굴성과를 나타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조사 구역은 ‘중도 레고랜드 조성계획 부지’ 내 1차 발굴조사 지역(12만 2025㎡)으로 총 1400여 기의 청동기시대 유구가 확인됐다. 이번 발굴은 1980년 국립중앙박물관이 처음 발굴한 이후 8차에 걸친 시·발굴조사를 통해 이뤄진 것이다. 이에 따라 레고랜드 개발사업 지속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번에 확인된 유구는 고인돌 101기, 집터 917기, 구덩이 355기, 바닥 높은 집터 9기, 긴 도랑 등이다. 청동기시대와 삼국시대 이후의 밭도 일부 확인됐다. 고인돌이 강원도 지역에서 대규모로 무리 지어 발굴된 것은 처음이다. 고인돌은 석재를 이용해 원형 또는 장방형의 묘역 시설을 갖추고 그 중심에 시신을 안치한 돌널무덤(석관묘) 위에 상석을 올린 구조이다. 재단법인 한얼문화유산연구원 조사 구역에서는 비파형동검과 청동도끼 등이 집터(40호·37호) 내부에서 각각 1점씩 출토됐다. 이 유물은 남한 지역의 집터에서는 출토된 예가 없다. 청동도끼는 함경남도 북청군 토성리 출토품과 유사해 양 지역 간의 비교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전체 둘레 약 404m에 이르는 네모난 대형 환호(環濠, 마을 주변에 도랑을 파서 돌리는 시설물) 내 집터와 출입구 시설이 확인됐다. 이 유구는 청동기 시대 마을 유적의 구조와 성격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로 분류된다.


재단법인 예맥문화재연구원 조사 구역의 20호 집터에서 출토된 ‘둥근 바닥 바리모양토기’는 신석기 시대에서 청동기 시대로 넘어오는 전환기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이다. ‘돋을띠 새김무늬토기’가 출토된 집터는 기원전 11세기 이전 청동기 시대의 가장 이른 단계에 속한다. 발굴조사단은 “강원도 춘천시 중도 유적에서 확인된 시기별 변화 양상과 특징을 보여주는 집터와 고인돌, 다양한 종류의 석기와 토기 등이 강원도 지역은 물론 우리나라 청동기 시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평가했다.



'레고랜드' 어떻게 할까 ?


강원도 랜드마크가 될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사업이 선사시대 유구(遺構)의 대거 출토로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는 29일 오후 춘천 중도 ‘레고랜드 코리아’ 사업부지 발굴조사 현장에서 전문가 검토회의와 유적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심정보 문화재위원회 매장분과위원장은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대형 방형 환호(環濠·마을 주변에 도랑을 파서 돌리는 시설물)가 발견됐다”며 “조사를 더 해봐야 하겠지만 국내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심 위원장은 “중도에서 발견된 집터들은 기원전 1500년부터 600년 사이의 것으로 추정되며 주로 무덤에서 출토된 비파형 동검이 취락지역에서 발견됐다는 것이 특이하다”며 “보존 가치 여부 등은 추가 조사가 이뤄져야지만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레고랜드 조성 사업과 관련, “중요 문화재로 가치도 중요하지만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주는 레고사업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 문화재위원들과 심도 있게 논의한 후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심 위원장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레고랜드 코리아 사업 부지에 대한 ‘개발과 보존’을 둘러싼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학자들과 관련 연구기관들은 출토된 유물들의 가치가 높은 것으로 보고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재억 춘천역사문화연구회 회장은 “해당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봤을 때 사적(史蹟)으로 지정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며 “국내 고고학계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가질 만한 사안으로 레고사업만 아니면 당연히 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춘천시민들은 문화재를 이전 보전하면서도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사업은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헌영 춘천번영회장은 “지역 상경기는 서울~춘천고속도로와 복선전철 개통으로 오히려 더 악화됐다”며 “지역 상인들이 레고랜드 조성사업을 통한 인프라 구축과 관광객 유입 등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만큼 개발 사업은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몽촌토성서 백제시대 유구와 유물 다수 발견



서울 잠실올림픽공원 안에 있는 몽촌토성(사적 제297호)에서 한성백제 왕도의 성격을 규명할 도로 흔적과 유물이 발견됐다. 한성백제박물관은 지난해 11월부터 몽촌토성 북문 내부 일대 3500㎡를 발굴조사한 결과 백제 주거지, 도로 유구(遺構), 통일신라 주거지 등의 유적·유물을 확인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이번에 발견된 도로 유구는 백제 시대 2기(基), 통일신라 시대 1기다. 백제 도로 유구엔 북문 쪽으로 수레바퀴 자국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 도로 2기 모두 황갈색 점토와 잡석 부스러기를 다져 노면을 만들고 노면 옆엔 배수로 기능을 한 측구(側溝)를 팠다. 도로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측구를 노면보다 40~80㎝가량 낮게 판 것은 현대의 도로 공사와 비슷하다. 한성백제박물관은 “도로가 계획적으로 조성되고 수레가 드나든 것으로 볼 때 몽촌토성과 풍납토성이 왕도 유적임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로 근처에선 백제 굽다리접시, 짧은목단지, 뚜껑 등 백제시대 토기 조각이 출토됐다. 백제 문화층 위엔 통일신라 시대 생활 모습을 보여주는 집터 23기와 석축우물 1기, 도로 유구 1기 등 마을 유적이 확인됐다.


몽촌토성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올림픽공원 조성을 위해 1983~1989년 여섯 차례에 걸쳐 발굴됐다. 하지만 경기장 및 공원 개발을 위한 조사 성격이 강했던 탓에 학계는 보다 정밀한 조사를 위해 다시 발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해 왔다. 최진석 한성백제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이번에 발굴된 유적은 서울이 2000년 전부터 왕도였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준다”며 “이번 발굴조사는 8월 초에 끝나지만 몽촌토성 내 유적에 대한 발굴 조사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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