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의 시대별 변천사

2014.03.05 19:27:17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버진로드를 걸어오는 모습은 몇 번을 보아도 질리지 않는 아름다운 장면이다. 국내에서 서양식 결혼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한 20세기 이후 수많은 신부들이 버진로드를 걸었다. 지금은 빛바랜 사진 한 장으로 기억되는 우리 어머니들의 결혼식도 당시에는 눈부시게 아름다웠을 터. 급변하는 시대만큼 많은 것이 변해 온 대한민국 결혼식의 시대별 변천사를 되짚어 본다.

 


곱게 한복을 차려 입고 족두리를 얹은 신부와 사모관대 차림을 한 신랑의 전통혼례는 오늘날에는 거의 찾아 볼 수가 없다. 특별히 찾아서 전통혼례를 하지 않는 한 우리에게 결혼식이란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웨딩홀에서 진행되는 서양식 결혼을 의미하게 되었다. 1910년 한일합방 이후 당대를 주름잡던 모던걸, 모던 보이들이 ‘명월관’ 같은 큰 식당에서 ‘신식 결혼’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후 1930년대부터 ‘김구 예식부’, ‘만화당 예식부’ 등 전문 예식장이 종로 근방에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서양식 예식은 점차 전통혼례를 대체해 나갔다. 1950년대, 6.25를 전후해 피난 온 사람들이 결혼식을 올릴 공간이 마땅치 않았다. 이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결혼식장이 생겨났다.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결혼식장은 종로구 관훈동에 있었던 ‘종로예식장’. 강당 같은 공간에 의자만 쭉 나열된 형태였지만 면사포를 쓰고 ‘펑’하고 요란한 소리를 내던 사진을 남길 수 있어 인기가 높았다.

 

서구식 결혼이 일반화 되었다고 해도 함과 폐백은 가내에서 이뤄졌다. 예식은 결혼식장에서 치르고 폐백은 시댁에서 치르던 방식은 1960년대 후반, 산업화로 공간 및 시간 등 여건이 여의치 않게 되어 오늘날과 같이 예식장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60-70년대에는 예식장 결혼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와 더불어 신부들의 웨딩 드레스도 점점 더 화려해져 갔다. 결혼식이 동네잔치였던 그 시절 형편껏 준비해 갔던 부조도 하얀색 봉투에 담긴 현금으로 변했다. 봉투를 내면 답례품으로 나눠주던 찹쌀떡이나 카스텔라를 받기 위해 온 가족이 줄을 서는 진풍경까지 펼쳐졌다. 점점 더 화려해지고 사치스럽게 변하는 결혼식 때문에 80년대에는 허례허식이라 하여 호텔에서의 결혼이 금지되기도 했다.

 

결혼식을 필두로 하는 ‘결혼산업’이 활성화 되기 시작했으며, 80년대 중반이 되면서 전통혼례는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1999년 호텔에서 예식을 금하던 법률이 폐지되면서 유명스타들이 호텔을 결혼 장소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강남을 중심으로 한 중상위층에서 소비하기 시작하면서 고급 예식이 과열화 징조를 띠게 되었다. 2000년대 후반에 접어들며 결혼 인구 중 80%가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최근 들어 지나치게 사치스러운 결혼식과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결혼식에 대한 반발로 최근 들어서는 자신들의 콘셉에 맞춘 의미 있는 결혼식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문화 속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예식이 바로 하우스 웨딩. 하우스 웨딩은 무엇보다 신랑 신부가 원하는 대로 결혼식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넓은 공간과 여유로운 시간 덕택으로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꿈꿔온 결혼식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 도심 속 대저택에서 펼쳐지는 하우스 웨딩을 선사하는 라비두스의 왕성희 대표는 “예로부터 결혼은 ‘인륜지대사’라 하여 중요히 여겨 왔다”며 “하우스 웨딩은 결혼의 참 의미를 느끼고 참석한 모두가 즐거운 ‘잔치’로서 결혼식을 진행할 수 있어 호응이 높다”며 “젊은 층 사이에서 의미 있고 자신들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결혼식을 선호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2014년에도 하우스 웨딩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관리자 기자 info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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