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 임종전에 유전자 정보와 영상유훈 남기기 필요

2014.03.25 22:01:17

이산가족 상봉, 더 늦기전에 정부차원 대안 마련해야

 

23∼25일까지 역시 금강산에서 진행된 2차 상봉에서 북측 상봉 대상자 88명과 만나는 남측 가족 357명은 이날 강원도 속초 한화콘도에 집결해 이튿날 금강산으로 떠났고 24일 2차 개별상봉으로 만남으로 이틀째 이어갔다. 이날 오전 금강산 호텔 숙소에서 진행된 개별상봉은 가족별 비공개로 진행돼 두 시간 동안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남측 가족은 북측 가족을 위해 위류와 의약품, 간식 등의 선물을 건넸고, 북측 가족은 북한 당국이 준비해 준 선물세트를 전했다. 전날 60여 년 만에 재회했던 북측 상봉 대상자 88명과 남측 가족 357명은 개별상봉에 이어 정오에 공동중식, 오후 4시 이산가족면회소 단체상봉 등 3차례에 걸쳐 2시간씩 모두 6시간을 만난다. 마지막 날인 25일에는 오전 9시 금강산호텔에서 1시간의 ‘작별상봉’을 끝으로 2박3일간의 짧은 만남을 마감하고 오후 1시께 금강산을 출발, 오후 4시30분께 강원도 속초로 귀환한다.

 

1차 상봉

한편, 3년 4개월 만에 재개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 1차 행사는 지난 22일 2박3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남측 이산가족 상봉단 80명과 동반가족 56명, 북측 가족 174명은 22일 오전 9∼10시 금강산호텔에서 1시간의 ‘작별상봉’을 끝으로 전체 상봉 일정을 마무리한 후 오후 1시께 금강산을 출발해 남측으로 돌아왔다. 앞서 1차 남측 상봉단 82명 가운데 2명은 건강 악화로 전날 동반가족과 함께 먼저 귀환했는데 고령자들 가운데는 건강 악화로 마지막 상봉에 나오지 못하거나 상봉 도중 탈진해 쓰러진 사람도 있었다. 지난 20일 오후부터 금강산호텔에서 60여 년 만에 해후한 1차 남측 상봉단은 개별상봉, 단체상봉, 공동중식, 환영만찬 등 6차례에 걸쳐 11시간 동안 만났다.

 

이산 가족 연령 현황

제1차 남측 상봉자들의 경우, 연령 구성을 보면, 평균 연령은 85세이고 이 중 25명은 90세 이상, 41명은 80~89세 노인들이다. 부부 상봉이 1명, 부모·자식 상봉이 11명, 형제자매 상봉이 50명, 삼촌 이상 상봉이 20명이다. 이는 ‘자식’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부모가 많았고 이제 자식들로서는 헤어진 ‘부모’ 만나기가 어렵게 됐다는 뜻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0세 이상 고령 이산가족을 위한 긴급 대책 필요' 보고서에서 "2013년 현재 이산가족 생존자의 52.8%가 한국 평균기대수명(81세)보다 고령"이라며 상봉 규모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구원은 80세 이상 이산가족을 위한 긴급 특별상봉 및 남북한 명절 등을 전후한 수시상봉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가 공동운영하는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신청자는 12만 9,264명이다. 이 가운데 생존자는 7만 1,480명. 전체 상봉 신청자의 44.7%에 이르는 5만7,784명이 이미 유명을 달리했다. 현재 생존해 있는 사람들도 70세 이상의 고령자가 81.5%를 차지해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20일 재개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서 남측 상봉자는 겨우 82명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

그러나 상봉 전부터 노화로 인해 만남을 포기하는 사례가 일어났고 상봉 과정에도 건강 악화로 도중에 귀환하거나 치매로 혈육을 알아보지 못하는 사례들도 있었다. 특히 남북이 언제 이뤄질지도 모르는 이산가족 상봉을 기약 없이 기다리는 것도 고령의 노인들을 생각할 때 분명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봉 대상자로 선정되는 것이 확률적으로 낮고 짧은 면회정도로 끝나 한번 만나고 또다시 기약 없는 생이별을 해야 한다. 현재 상봉 규모와 횟수로는 이미 고령이 된 대다수의 이산가족이 한 번도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눈을 감는 일이 계속될 것이다. 상설 면회소 설치, 상봉 인원의 대폭 확대, 화상 상봉 도입 등 이산가족 상봉 시스템의 전면적 개편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평균기대수명을 기준으로 할 때 이산가족은 20년 안에 거의 사망하고, 70세 이상의 고령 이산가족은 10년 안에 대부분 세상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산가족이 단 한 번이라도 상봉기회를 얻으려면 최소 상봉 인원을 한 해에 6600명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산가족 상봉 확대를 위해 ▷80대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긴급 특별 상봉 추진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상시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이곳에서 생사확인 등에 대한 상시 정보교환과 정례화 지원체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1일 "최근 이뤄진 남북 고위급 접촉 채널을 활용해 향후 매달 600가족, 매일 20가족 이상의 상시 상봉 체계 구축을 위한 대담하고도 적극적인 대북 협상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특별 대책으로 비록 일회성일지라도 고령자 중심의 대규모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 “대면상봉 이외에도 생사 확인, 서신교환, 화상상봉 등 다양한 상봉 방식이 필요하다”면서 “고령화로 거동이 불편한 이산가족이 상당수임을 고려할 때,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대면상봉보다 용이한 화상상봉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와 함께 전면적인 생사 확인을 위한 ‘남북한 이산가족정보 통합시스템’ 구축, 서신교환의 제도화, 자유로운 이산가족 간 우편물 전달 시스템 마련, 화상상봉장 재개 및 통신망 점검, 영상편지 사업 확대 등의 다양한 이산가족 상봉 방식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는 이번에 금강산에서 북한 실무접촉단과 상봉행사 ‘정례화’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한다. 조속히 이산가족상봉 행사의 정례화가 이뤄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그런데 상봉의 정례화만 가지고서는 안 된다. 결국은 이산가족 상봉을 ‘상시화’해야 한다. 그런데 또 이산가족 상봉의 상시화만 갖고서도 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다. 결국은 이산가족의 직접 대면상봉뿐만 아니라 화상상봉, 전화통화, 편지교환 등 다양한 형태의 직간접 상봉의 기회를 마련해야 하고, 동시에 상봉 장소와 시설을 크게 늘려야 한다.

 

향후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개성은 물론 서울과 평양에도 이산가족상봉 면회소를 설치해야 할 것이다. 개성과 평양을 방문하는 남측 사람들이 개성면회소와 평양면회소를 통해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고, 남북회담과 각종 교류협력을 하러 서울을 방문하는 북측 인사들이 서울면회소에서 남한에 있는 가족들을 상봉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꿈처럼 보이지만 남북관계가 더욱 발전하게 되면 최소한 제1세대 이산가족들과 그의 직계자손들이 남북한 중에서 그들이 원하는 곳에 정착할 수 있도록 정치가 그들을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며 잘못된 전쟁의 희생자들로서 속절없이 잃어버린 60여 년의 세월을 보상해 주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그들에게 노년의 선택권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관련 기사 ---> "남북 실향민묘지 조성·성묘 정례화" 제안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24일 "남북에 실향민 묘지를 조성하고 정기적인 성묘왕래 합의를 이뤄내면 이산가족 상봉에 못지않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인이 되는 실향민 1세대가 늘고 있는데 '살아서 못 가본 고향 죽어서라도 묻히고 싶다'는 실향민들의 마지막 소원이 답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정부와 개인이 일정 비용을 부담해 북한과 남한 지역에 묘지를 조성하고 설과 추석 명절 때 연 2회 성묘왕래를 정례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면서 입국 방법에 대해서도 "북한의 선택에 따라 중국을 경유하는 것이나 판문점 육로를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북 묘지조성 사업이 성사되면 이산가족 상봉 기회가 정례화되면서 남북 간의 이질화도 방지할 수 있다"면서 "통일대박의 기초를 마련하는 작업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뉴스관리자 기자 info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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