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서비스 시장, 새 블루 오션으로

2008.08.26 20:01:07

▶저소득층 아동에 "책읽어주기" 두 달 만에 20만명 신청
▶해당 가구에 지원금 형태의 "바우처" 지급 후 수요 폭증
▶학습지 회사인 웅진씽크빅은 작년 8월부터 저소득층 미취학 아동들을 직접 찾아가 책을 읽어주는 신규 사업에 진출했다. 맞벌이 부모의 보살핌이 부족하거나 유치원 교육을 받기 힘든 아이들의 인지, 언어 능력 발달을 돕기 위해 보건복지가족부가 마련한 "아동인지능력향상 서비스" 정책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처음엔 웅진과 "아이북랜드" 단 두 업체가 참가해 전국 100여개 지방자치단체에서 3만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면서 서비스 요청자가 두 달 만에 20만명으로 늘었다.

"시장"이 커지자 복지사업이라면 책이나 기증하는 줄 알고 쳐다보지도 않던 다른 회사들도 속속 뛰어들었다. 1년이 지난 지금은 모두 8개 업체가 같은 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교나 구몬 같은 굴지의 학습지 회사도 여기 속한다. 덕분에 이 서비스는 전국 200개 지자체로 확대돼 실시되고 있으며, 대상 아동도 25만명으로 늘었다.

웅진씽크빅 서태원 부장은 "수익률은 일반 시장보다 낮지만, 아이들 교육에 헌신하는 기업 이미지를 심는 데는 광고보다 훨씬 낫다"며 "엄마들의 입소문을 통해 복지 대상자가 아닌 일반인에게도 시장이 확대되는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복지 시장"(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저소득층 가정을 상대로 실시하는 복지서비스로 인해 생긴 시장)이 "블루 오션"(미개척 유망 시장분야)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 지원 방식이 바뀌면서, 비영리 복지단체 외에 민간 기업들도 눈독을 들일 만한 시장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2007년부터 개별 복지 서비스 기관에 지원금을 나눠 주는 대신, 서비스를 받는 소비자에게 "바우처"(특정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일종의 상품권)를 제공하는 형태로 지원 방식을 바꾸고 있다. 예전에는 정부 사업자로 선정되기만 하면 지원금이 직접 내려왔지만, 이제는 바우처를 쥔 소비자를 유치하는 만큼 지원금을 받는다.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정도에 따라 얼마든지 수익을 늘릴 수 있게 된 것이다.

2008년 현재 아동인지능력향상 서비스의 경우, 바우처를 통한 중앙과 지방 정부의 지원금은 약 610억원. 여기에 수혜자 본인 부담금 70억원을 합쳐 680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됐다.

이 밖에도 "노인 돌보미" 사업 350억원, "중증장애인 활동 보조" 780억원, "지역 맞춤형 서비스" 980억원, "산모신생아 도우미" 350억원 등, 바우처 사업에 대한 복지부 예산만 25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지방 정부 지원금과 서비스 가격의 15% 내외인 수혜자 본인 부담금을 합치면 복지 서비스 시장은 4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노인이나 장애인, 산모와 신생아를 위해 가사일을 대신하는 서비스, 아동 교육, 다양한 심리 치료와 재활 치료 서비스 등을 주로 제공하는 이들 사업은 이미 일반 기업체와 학교, 병원 등 민간 기관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보육과 간병 등의 분야로 확대되면 1조원이 넘는 시장에, 바우처 이용자도 2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복지부 사회서비스기반과 이경수 과장은 "바우처를 쥔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보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경쟁이 유발돼, 정부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게 되는 장점도 있다"며 "앞으로도 바우처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뉴스관리자 기자 info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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