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에서 온 편지-26/ 오늘은 행복한 날

2019.02.09 09: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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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행복한 날! 

4주간 단수가 끝나고 정상적 생활, 설거지 빨래, 청소와 특히 냄새 나는 뒷간이 깨끗해진 날, 
지난주 부터 내 몸에 나는 향기, 외국에 살며 잘 씻지 못한 사람들 옆을 찡그렷던 내가 그 처지, 
어제는 참다 못해 달 포 살았던 호텔가서 방 빌려 씻고 오니 살 만했다. 

난 교만했었다. 거짓이다. 
위생적인 편리함 문화인이란 자부심, 내가 이룬 것이 아닌 부모님의 노고 덕분을 망각하고-- 
어릴적 물지개와 부억 앞 물 항아리, 그리고 펌퍼와 마당끝 물도랑에 빨래하시던 어머님 모습-- 
오늘의 한국인이 내 선택이 아니듯 물 때문에 고생하는 저개발 국가 사람들에게 교만스런 오만, 
나는 운동화 신었지만 맨발로 흙 먼지 길 나서는 아낙네 보며 내가 잘 난척 교만은 잘못이다. 새마을 운동덕에 지하수펌퍼에서 간이 상수도 설치했고 광역상수원 운문댐덕에 수도물 쓰게된 그 날을 잊고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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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너무도 행복한 날이다. 그러나 오만한 한국인 나는 각오해야 할 것이다. 재 작년 가뭄에 운문댐 말라 수도물을 금호강물 그것은 멀리 안동 임하댐 물 덕분이었다. 물부족 국가 대한민국임을 망각한 대가는--? 4주 단수만이 아니라 부모님 생전시절 설날 추석 명절때 부억에 물통 교대로 목욕하던 내 어릴적의 한국인 신세가 될까 걱정이다.

오늘 나는 감사와 행복을 나누고 기억하고 싶다. 매일 나를 알아보는 염소가족 고양이들과 도로변 느릿느릿 공사현장, 나를 씻게 해준 호텔과 망고아보카도쥬스 등 말이다.  [도준갑 : 코이카 에티오피아봉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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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info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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